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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한 손으로 코끼리를 던진 싯다르타 태자

싯다르타·난다·데와닷타를 함께 표현하며 차례로 비교

 

▲ 간다라, 2~3세기 경, 페샤와르박물관, 파키스탄

 

 

싯다르타 태자가 샤카족 청년들과 무예를 겨루기 위해 활쏘기와 씨름 등을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태자가 활쏘기 시합에 참가하는 도중에 일어난 사건이 바로 코끼리를 한 손으로 던졌다는 일화이다.


어느 날 숫도다나왕은 ‘나의 아들이 총명해 글과 산수를 잘한다는 것은 사방에서 모두 알겠지만, 활쏘기 재주만은 백성들이 아직 잘 모를 것이다’라고 생각하고는, 7일 후에 무예 시합을 개최한다고 온 나라에 알렸다.


7일째 되던 날 데와닷따는 많은 무리와 함께 맨 먼저 성을 나오는데, 큰 코끼리가 성문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러자 그는 혼자 코끼리에게 다가가 손으로 코끼리의 머리를 쳐 땅에 쓰러뜨리고는, 일행이 지나가게 했다. 그 뒤 난다가 무리들과 함께 성에서 나가려 하는데, 데와닷따가 쓰러뜨린 코끼리 때문에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는 발가락으로 코끼리를 잡아 길가로 던져 놓았다.


그 때 성문을 나서던 싯다르타 태자는 데와닷따와 난다가 한 행위를 구경하던 사람들을 보고 ‘지금이 바로 힘을 보여줄 때로구나’라고 생각하고는, 한 손으로 코끼리를 집어서 성 밖으로 던져놓았다. 돌아와서 손을 보니 다친 데도 없었고, 코끼리는 다시 살아나 괴로워하는 바도 없었다. 이를 보고 모두가 태자를 찬탄했으며, 숫도다나왕도 이 사실을 전해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페샤와르박물관의 ‘코끼리를 던지는 싯다르타 태자’에는 코끼리의 머리를 치는 데와닷따, 쓰러진 코끼를 옮기는 난다, 한 손으로 코끼리를 던지는 싯다르타 태자가 시계방향으로 순서대로 표현되어 있다.


성문에서 나오는 코끼리를 치려고 오른손을 번쩍 위로 들고 있는 인물이 바로 데와닷따이다. 난다는 땅에 쓰러진 코끼리의 꼬리를 잡아끌고는 어딘가로 옮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현재인과경’에서는 ‘발가락으로 코끼리를 잡아 길가로 던져 놓았다’고 했으나,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에서는 ‘코끼리의 꼬리를 잡아 스물 한 걸음을 끌고 가서 큰 길에서 떼어놓고 가버렸다’고 서술하고 있다. 페샤와르박물관의 불전도는 후자의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다.
 

▲유근자 박사
싯다르타 태자는 죽은 코끼리를 오른쪽 어깨 부근까지 들어 올려 던지고 있다. 그의 머리 주변의 두광(頭光)과 왼손을 허리에 댄 자세는, 데와닷따와 난다를 표현한 것과는 달리 그가 왕자임을 표현한 것이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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