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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성으로 돌아온 마부 찬나와 애마 깐타까

기자명 법보신문

태자의 장신구 보며 슬픔에 빠진 야소다라

 

▲ 간다라, 2~3세기 경, 스와트박물관, 파키스탄

 

 

출가의 길로 접어든 보살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마부 찬나와 애마 깐타까와의 이별을 선언했다. 보살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장식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칼을 잘랐듯이, 나도 이제 이것들을 잘라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다음 마부 찬나에게 당부했다. “찬나야, 나의 보배관과 상투 속의 명주(明珠)는 아버지 숫도다나 왕께, 나의 장신구는 이모 마하빠자빠띠(大愛道)께, 그 밖의 꾸미개는 부인 야소다라에게 전해다오.”


찬나는 이 말을 듣고 슬퍼하면서도 차마 보살의 명령을 어기지 못하고 이것들을 받아든 채, 울면서 말씀드렸다.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태자를 받들어 모셨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성(城)으로 함께 돌아가 주세요. 만약 출가의 뜻을 버리지 않으시겠다면 저를 버리지 마십시오. 성으로 저 혼자 돌아간다면 왕은 반드시 저를 책망할 것입니다.”


보살은 찬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낳은 지 7일만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모자도 오히려 죽음과 삶의 이별이 있거늘 하물며 딴 사람들은 말해 무엇하겠느냐? 너는 애마 깐타까와 함께 성으로 돌아가서 나의 출가 소식을 알려다오.”
마부 찬나와 애마 깐타까는 보살과 이별하고 까삘라왓투로 돌아왔다. 성으로 돌아온 찬나와 깐타까를 본 숫도다나왕, 마하빠자빠띠, 야소다라는 모두 그들을 꾸짖었다.


그러자 찬나는 “저와 깐타까를 책망하지 마세요. 이것은 바로 하늘의 힘이었고, 사람의 힘으로 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태자를 따라 영원히 돌아올 뜻이 없었는데도, 태자께서는 끝내 곁에 머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스와트박물관에 소장된 ‘성으로 돌아온 마부 찬나와 애마 깐타까’ 불전도는, 성문으로 들어서는 애마 깐타까의 고삐를 잡은 마부 찬나,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수심에 가득한 야소다라가 표현되어 있다. 찬나는 보살의 보배관·명주·장신구 등이 담긴 보따리와, 태자의 햇빛 가리개였던 일산(日傘)을 든 채 깐타까의 고삐를 잡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성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유근자 박사
시녀들에 둘러싸여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찬나로부터 태자의 출가 소식을 전해들은 야소다라는,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고대 인도의 작가들은 성으로 돌아와 태자의 출가소식을 알리는 마부가 태자의 아버지와 양모를 만나는 장면보다는, 아내였던 야소다라와의 에피소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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