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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숫도다나왕과 만남

부처님 반기는 숫도다나왕
누더기에 실망한 사람들을
신통력으로 귀의케 만들어

 

 

▲1세기 경, 인도 산치대탑 탑문.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은 어느 날 라자가하의 죽림정사에 머물고 계셨다. 아들이 부처님이 되었다는 소식을 소문으로 전해들은 숫도다나왕은 아들의 귀환을 고대하며 사신을 보냈다. 그러나 사신으로 간 사람들은 부처님을 만난 후 모두 출가하고 말았다.


숫도다나왕은 사꺄족의 안위를 누구보다 염려하는 깔루다이(Kāludāyī , 迦留陀夷)를 불러, 부처님을 모셔올 것을 명령했다. 왕의 명령을 받은 깔루다이는 라자가하의 죽림정사에 도착해 먼 발치에서 옛 친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부처님이 그를 불러 물었다. “부왕께서는 안녕하신가?” 깔루다이가 대답했다. “부왕께서는 늘 아들 걱정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깔루다이 역시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말았다.


깔루다이는 어느 날 부처님께 아버지 숫도다나왕이 간절히 아들이 까삘라왓투로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자 부처님은 7일 후에 그곳으로 갈 것이니, 먼저 가서 그의 귀향 소식을 부왕께 알리라고 했다.


숫도다나왕은 아들이 고향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후 궁성과 거리를 깨끗하게 정리했다. 부처님은 목갈리(Moggalī , 目連)를 비롯한 제자들과 함께 까삘라왓투로 향했다. 부처님이 까삘라왓투 근처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숫도다나왕은 대신들과 함께 그곳으로 마중을 나갔다.


8일째 아침이 되었다. 그때 부처님은 생각하셨다.


“내가 만약 까삘라왓투에 걸어서 들어간다면 마음이 거만한 사꺄족들이 나를 보고, ‘싯닷타 태자가 출가할 때에는 한량없는 천신들에게 에워싸여 성을 나갔는데, 오랜 시간 고행을 거처 깨달음을 얻은 지금 걸어서 이 성으로 들어오다니’라며 비웃을 것이다.”


까삘라왓투의 사람들은 화려한 왕자의 모습 대신 누더기를 걸치고 맨 발로 거리를 걷고 있는 부처님의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 그러자 부처님은 공중 부양으로 신통력을 보였고, 결국 숫도다나 왕을 비롯한 까삘라왓투의 사람들은 부처님께 귀의했다.

 

▲유근자 박사
인도의 산치대탑 탑문에 새겨진 <까삘라왓투에 귀향한 부처님과 숫도다나왕의 만남> 불전도는 공중 부양한 부처님은 직사각형의 네모난 경행석(經行石)으로, 숫도다나왕과 까삘라왓투 사람들에게 예배받는 부처님은 보리수와 대좌로 표현되었다. 크샤트리아 계급의 숫도다나 왕은 시녀가 들고 있는 불자(拂子)와 일산(日傘)으로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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