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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자이나교도를 포교한 수마가다

나체 외도들 횡포에
위기에 몰린 이교도
붓다 법력으로 구해

 

 

▲ 간다라, 2~3세기, 카라치박물관, 파키스탄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 기원정사를 보시한 수닷타[給孤獨] 장자의 딸 수마가다(Sumāgadhā , 須摩提女)가 자이나교도인 시집식구들을 불교도로 개종시킨 것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녀는 나체 수행을 하는 자이나교 집안으로 시집을 가, 그들을 교화하려다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자 부처님께 도움을 청했고, 이때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그들을 불교에 귀의케 했다는 것이다.


수마가다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만부성(滿富城)의 만재(滿財) 장자는 수마가다를 처음 본 순간부터 며느리감임을 직감하고, 종교가 다름에도 그녀를 며느리로 맞아들였다.


수마가다는 어느 날 식사에 초대된 나형 외도들에게 인사를 하라는 요구에, “옷을 벗은 저들은 개·돼지나 다름없으니, 예를 올릴 수가 없어요”라고 외쳤다. 그러자 나형 외도들은 모두 분노에 떨면서 만재와 그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만재는 높은 누각에 올라 며느리를 잘못 얻어 집안을 망치게 되었음을 한탄했다. 그때 다섯 가지 신통을 얻어 만재의 존경을 받고 있던 수밧다[修跋]가, 당신 며느리는 부처님의 제자이니 해결책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수마가다는 만재 장자의 부탁으로 향과 기름을 몸에 바르고 높은 누대(樓臺)에 올라 부처님께 청했다. “저는 지금 여러 외도들의 압박으로 곤란한 처지에 처해 있으니, 구해 주세요. 부처님.” 그러자 향기가 구름같이 퍼져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에까지 이르렀다.


부처님은 수마가다를 구하기 위해 신통력 있는 제자들을 먼저 만부성으로 보낸 후, 나중에 그곳으로 가셨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화왕삼매(火王三昧)에 들어 불꽃을 날리기도 하고, 수왕삼매(水王三昧)에 들어 물결을 솟구치기도 했다. 마침내 자이나교도들이 모두 불법(佛法)을 믿게 되었다.


파키스탄의 카라치박물관에 소장된 ‘자이나교도를 불교도로 개종시킨 수마가다’는 불과 물을 뿜는 신통력을 발휘하는 부처님, 나형외도(裸形外道)와 다투는 수마가다, 성문 앞 막대기를 든 나형외도, 슬픔에 잠긴 만재 장자, 부처님께 구원을 요청하는 수마가다로 구성되어 있다.

 

▲유근자 박사
수마가다가 상체를 벗은 채 등을 보이고 있는 것은, 나형외도와 다투다 윗옷이 벗겨졌다는 해석이 있다. 성(城)의 발코니에는 외도들의 압박으로 한탄에 빠긴 만재 장자와, 기원정사에 계신 부처님을 부르는 합장한 수마가다가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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