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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전 박한영 스님 독립투쟁 새자료 발견

  • 교계
  • 입력 2012.10.08 09:59
  • 수정 2012.10.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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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4월 국민대회 주도
만해와 함께 대표 독립지사
김상일 교수 당시기사 공개

 

▲ 신한민보 1919년 8월14일자에 게재된 석전 스님 관련 기사내용.

 

 

석전 박한영(1870~1948) 스님이 한성임시정부의 초석이 됐던 1919년 4월 국민대회를 주도했다는 새로운 신문 기록이 발견됐다. 이는 용성·만해 스님 등이 적극 참여했던 3·1운동에 이어  조직적 저항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4월 국민대회까지 불교인이 주도했음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상일 동국대 국문학과 교수는 10월4일 동국대 연구실에서 신한민보 1919년 8월14일자에 게재된 ‘한인의 용맹력’ 기사 중 석전 스님과 관련된 내용을 법보신문에 공개했다. 신한민보는 1902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민단체인 국민회의 기관지로 창간된 신문으로 이번에 발견된 기사는 3·1운동과 4월 국민대회를 목격했던 외국인 선교사가 익명으로 연재했던 기고문이다. 이 가운데 석전 스님과 관련된 기사는 비록 길지 않지만 당시 스님의 활동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는 점에서 불교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외국 선교사는 기고문에서 1919년 4월22일 서울 대한관에 25인이 모여 제2차 내각 및 상의원 조직과 여러 가지 사건을 반포했다는 사실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어 그는 “이 25인과 그 중에 박한영(한국불교 영수 중의 한사람)이 제일 쾌쾌히 자기들의 독립 선언서를 읽고 공포할 사건을 공포하고 높은 소리로 독립만세를 부른 후에 그 사람들은 즉시 일본 순사에게 체포되어 갔다”고 서술하고 있다.


동국대 전신인 중앙학림 교장을 맡고 있던 석전 스님이 13도 대표자로 지암 이종욱 스님과 함께 국민대회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음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석전 스님의 이름이 명시돼 있을 뿐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신문 기사는 석전 스님이 제일 쾌쾌히(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과 동시에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는 새로운 사실을 전해주고 있다. 이는 스님이 단순히 이름만 내걸지 않고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했다는 점과 이후 지암 스님이 한성임시정부에서 실질적인 산파역을 하는 데 있어서도 석전 스님의 역할이 적지 않았음을 추정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종교가 다른 외국 선교사의 기록이라는 점도 내용의 신뢰도를 높이는 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상일 동국대 국문학과 교수는 “석전 스님은 최남선, 정인보, 이광수 등이 찬탄할 정도로 최고의 지성인이자 해방될 때까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던 민족지사였다”며 “이번에 발견된 기사는 석전 스님이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대단히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근현대불교 연구가인 김광식 박사도 “지금까지는 불교계의 독립운동이 만해, 용성, 만당 등 소수의 인물과 단체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자료는 불교계의 민족의식과 독립운동에 대한 지평을 크게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929년 조선불교승려대회에서 교정(敎正)으로 추대되기도 했던 석전 스님은 평생 교학 연구에 심혈을 기울인 교학의 대가이자 선학과 선수행에도 겸비한 불교계의 종장이었다. 위당 정인보 선생이 “석전 스님의 경지가 아득해서 끝 간데를 모른다”고 했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지성이었으며, 한용운, 홍명희, 변영만, 최남선, 이광수, 신석정, 조종현, 김어수, 서정주, 김동리, 조지훈 등도 석전 스님의 가르침을 받았던 인물들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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