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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처님 키를 알고 싶은 바라문

부처님 키 의심한 이교도 바라문
대나무로 재지만 알아내지 못해

 

▲ 간다라, 2~3세기, 찬디가르박물관, 인도

 


이 이야기는 마가다국의 불타벌나산(佛陀伐那山, Buddha-vana)에서 30여리 떨어진 예슬지림(洩瑟知林, Yaṣṭi, 杖林)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당나라 현장스님의 인도여행기인 ‘대당서역기’에 이 이야기가 자세히 전해지고 있다.


이교도의 한 바라문은 부처님의 키가 1장 6척(약 4m 80cm)이나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의심을 품고 믿으려 하지 않았다. 부처님의 키를 한 번 재보고 싶었던 바라문은, 어느 날 1장 6척 크기의 대나무를 가지고 부처님 곁으로 다가갔다. 바라문이 대나무 막대기로 부처님의 키를 재려고 하자, 부처님의 키는 늘 대나무 막대기 끝에서 1장 6척을 벗어나 있었다. 바라문은 조금씩 높이를 더해 또다시 부처님의 키를 재보려고 했지만, 끝내 부처님의 키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부처님의 키가 1장 6척이 되는지 알아보려던 바라문은, 마침내 대나무 막대기를 내던지고 떠나가 버렸다. 그 대나무 막대기가 사방으로 뿌리를 내려서 숲을 이루었다고 하는데, 그 숲이 예슬지림이다. 현장스님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키가 크고 단단한 대나무가 숲을 이루어서 산을 덮고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그 숲 속에는 아소카왕이 세운 탑이 있었다. 옛날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7일 동안 여러 천상과 인간들을 위해 위대한 신통력을 나타내 보이며, 깊고 미묘한 법을 설했다고 전한다(‘대당서역기’제9권 마게타국).


인도 찬다기르박물관의 ‘부처님의 키를 알고 싶은 바라문’ 불전도는 이 에피소드를 표현한 것이다. 간다라의 시크리(Sikri) 사원지에서 출토된 이 불전도는, 긴 막대기를 든 바라문과 그 일행, 바라문을 마주보고 서 있는 부처님, 부처님을 호위하는 금강저를 든 금강역사, 비구 등이 표현되어 있다. 막대기를 든 이교도 바라문 수행자는 긴 머리칼을 올려묶고, 손에는 물병을 들고 있다. 부처님과 마주보고 서서 부처님의 키가 정말로 1장 6척이 되는지를 알아보려는 자세이다.


그런 바라문을 향해 선 부처님은, 오른손으로는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짓고 왼손으로는 불의(佛衣) 자락을 잡고 있다. 바라문의 행동이 부질없다는 듯 초연한 모습이다.

 

▲유근자 박사
부처님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위하는 금강역사는, 하체를 가리는 짧은 옷만 걸친 채 두 손으로 금강저를 들고 바라문을 노려보고 있다. 금강역사 뒤에는 한 명의 비구가 뒤따르고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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