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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와 감동 포교’는 어디에

  • 기자칼럼
  • 입력 2012.10.15 15:06
  • 수정 2012.10.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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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와 감동 포교’가 방향을 잃고 있다. 포교원의 추석선물과 평화사절단 경비가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포교원은 신도 단체 임원 등 100여곳에 추석 선물을 보냈다. 옥(玉) 온구 1팩이다. 포교원장 지원 스님이 회주로 있는 도리산 육지장사가 판매 중인 상품이다. 포장 상자엔 육지장사의 옥온구 안내장과 쑥뜸 온구 체험, 게르마늄 온구 체험의 효능이 빼곡히 적힌 A4용지 3장도 동봉됐다.


선물을 받은 이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감사전화를 드리지 않는 이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건강하시라’는 원장스님 뜻이 육지장사 상품 홍보로 읽혀져서다. 포교원은 이 같은 반응을 예상한 듯 ‘도리산 육지장사’라고 새긴 온구 팩 봉투 대신 아무 문구도 쓰지 않은 것으로 바꿔 선물을 발송했지만 소용 없었다. 육지장사가 1팩 5만원에 판매 중인 온구는 포교원 예산 중 원장스님 업무추진비로 구매했다. 올림픽 출전 불자선수들에게 선물한 옥단주도 원장스님 사찰서 판매하는 단주다. 원장스님은 ‘자신의 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 포교원장스님이 형편 어려운 신도 및 포교단체에 업무추진비를 보시한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취임 초 내걸었던‘환희와 감동의 포교’도 “희미해져 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벤트성’ 행사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교원은 오는 10월31일~11월5일 경비 3억원으로 80여명의 평화사절단을 UN에 파견한다. 201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60돌을 기념해 부산에서 연인원 100만명이 참여하는 평화대회를 위한 포석이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평화대회 동참을 요청하고 세계빈곤아동돕기 10만달러도 전달할 계획이다. 세계평화라는 화두에 한국불교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세운 사업계획에도, 원장 취임 뒤 밝힌 사업계획에도 없는 행사다.

 

경비도 문제다. 3억원 중 1억원은 부산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이 보시했다. 2억원은 평화사절단에 참가하는 불교 신행단체 임원 80여명이 출연한 경비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최근 포교원은 1인당 560만원의 소요경비를 밝히면서 부부동반 참가를 권선했다. 1000만원이 넘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기부금까지 더하라고 하니 당초 참가하기로 했던 임원들이 하나 둘 난색을 표했다.

 

평화사절단 기자간담회에서 원장스님은 “내년 부산에서 기독교의 큰 행사가 있다. 부산 불교의 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환희와 감동 포교’가 겉모습에 있지 않을 터다.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소외된 곳을 보듬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과 불자들은 절로 환희와 감동을 얻고 부처님 품에 안긴다.

 

▲최호승 기자

‘환희와 감동’이 사라진 자리에 안타까움이 자리하고 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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