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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시사저널 설문조사의 모순

  • 기자칼럼
  • 입력 2012.11.02 20:20
  • 수정 2012.11.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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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분야 ‘농민신문’, 관광분야 ‘여행신문’, 불교분야 ‘불교신문’, 가톨릭분야 ‘가톨릭신문’, 개신교분야 ‘기독신문’, 여성분야 ‘여성신문’…. 시사저널이 최근 ‘차세대 리더’를 주제로 분야별 전문가 1500명을 선정해 조사한 결과를 보도한 내용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매체에 대한 부분이다. 일반 대중이 아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치고는 너무나 ‘뻔한’ 결과다. 다만 정치분야 전문가들이 가장 읽고 싶은 매체로 ‘시사저널’을 선택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라면 이색적이다.

 

시사저널은 물론 조사를 주관한 미디어리서치는 해당 분야 20년 이상 종사자를 전문가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종교계의 경우 잘 모르는 분야라 현장을 중심으로 대상을 선정했다고 했다. 스스로 정한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특히 조사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조계종, 천태종 등 협회(종단) 홈페이지에서 큰 사찰 80곳에 대한 리스트를 확보해 조사하고, 부족한 부분은 114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추출했다고 밝혔다. 불교전문가라면서 사람이 아닌 사찰이 기준이 되고 무작위로 추출된 것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가 없다. 또 114전화번호부에는 공신력 있는 종단의 사찰도 있지만 무속인들이 사찰이라고 이름 붙인 곳도 적지 않다. 공신력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디어리서치는 주지스님과 통화를 요구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전화조사의 특성상 상대를 믿고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선지 대부분 스님일 것이라면서도 일반신도가 아닌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분을 바꿔달라고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과연 이번 조사결과를 믿어야 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당사자들도 조사의 신뢰성을 확신하지 못한 것이다.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장은 올 2월 조계종이 사회지도급 인사를 중심으로 조직한 ‘불교포럼’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등 교계의 정서에 밝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에 소 편집장은 “굳이 주지스님이 아니더라도 불교계에서 오래 종사하면 전문가가 아니냐”고 강변했다. 조계종이 최근 전국 교구본사와 직영사찰, 연 예산 3억 원 이상 직할교구 공찰 등 44개 사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종무원들의 근속연수는 평균 2년을 넘지 못했다. 그들이 말한 불교전문가 대상자에 부합되는지 의문이다. 편의점에서 몇 년 근무했다고 유통전문가라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명단 공개 요구는 본지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 편집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많은 곳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명단공개를 요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명단공개는 불가하다고 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도 아니고, 누가 무엇을 선택했는지 알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김현태 기자

단지 전문가라고 인정할 만한 인사들로 조사가 진행됐는지 명단을 공개해달라는 주장을 묵살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공정한 평가는 해당 단체들로 하여금 자극이 되고 새롭게 분발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허나 모호한 평가는 분란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시사저널은 누군가를 평가하고 줄 세우기에 앞서 이번 설문조사가 얼마나 객관적이었는지 스스로를 평가하고 돌아봐야 할 것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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