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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산사순례기도회, 서울광장 6주년 법회 현장

2190일의 순례길, 무지갯빛 신심으로 세상을 장엄하다

시청에 회원 1만여명 운집
“정진하고 또 정진할 것” 발원
‘불교 신행문화 신기원’ 평가

 

 

▲108산사순례기도회 6주년 기념법회가 열리던 날, 예고됐던 비를 대신해 일곱 색깔 무지개가 하늘에 걸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선묵 혜자 스님과 기도회 회원들의 지극한 신심이었다. 법회에 앞서 108배를 올리는 회원들의 하심이 대지를 울렸다.

 

 

무지개가 떠올랐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였다. 일심광명, 자비광명의 빛이 청명한 가을하늘을 수놓았다. 올해만 11번째 무지개. 부처님의 가피였을까. 시청 앞 광장은 사람들의 환호와 탄성으로 물들었다. 차가운 대지를 따사롭게 감싸주던 무지개는 이내 사라졌지만 그 여운은 중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흘러내렸다. 108산사순례기도회 6주년 기념법회가 열리던 날, 갸륵한 신심은 하늘과 대지를 짙게 장엄했다.


“108산사를 찾아 108참회하며 108번뇌를 소멸하고 108선행을 통해 108염주를 만들어가며 인연공덕을 쌓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지금까지 펼쳐온 실천행을 바탕으로 정진하고 또 정진할 것입니다.”

 

 

▲ 이날 시청 앞 광장에는 1만 여명의 회원이 운집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회주 선묵 혜자 스님)는 10월3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절로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쌀쌀한 날씨도 지나온 6년을 되돌아보고 순례기도의 무사회향을 기원하는 마음을 막지는 못했다. 법회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밀운, 총무원장 자승, 종회의장 보선, 교육원장 현응 스님을 비롯해 주호영, 박영선, 임수경 국회의원과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등 사부대중 1만 여명이 참석해 순례 6주년을 축하했다.


법회에 앞서 ‘나를 찾는 108예참’을 진행했다. 이어 열린 1부 ‘창립 6주년 기념법회’는 홍보동영상 시청, 인사말, 치사, 발원문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2부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50호인 영산재 시연이 이어졌다. 광장을 가득 메운 회원들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리를 지켰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서울 도선사 신도들을 주축으로 ‘부처님이 계신 산사를 찾아 참나를 찾고 부처님 법을 따라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2006년 10월 영축산 통도사를 시작으로 2012년 10월18일 청도 운문사까지 73차례의 순례를 마쳤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한국불교 신행문화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많은 진기록을 세우며 세간의 화제가 돼왔다. 총 6000여대의 버스로 전국 곳곳의 사찰을 누벼왔으며 지금까지 35만 여명이 동참, 2500여 가마의 쌀을 공양했다.


‘효는 100가지 행실의 근본이고 1만 가지 가르침의 근원’이라는 모토로 제정한 ‘108 효행상’은 지역 기관장과 사찰 주지스님의 추천을 받아 현재까지 80명에게 시상했다. 이와 함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108 선묵 장학금’,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웃을 위한 ‘108 약사여래 보시금’ 등은 ‘자발적인 무주상보시의 실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108산사기도회는 농촌사랑 실천으로 도농 간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순례 사찰에서 열리는 ‘농어촌 특산물 직거래 장터’는 회원과 농민간의 활발한 거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농촌과 함께하며, 농촌사랑을 실천하고 도시와 농촌 간 사랑의 다리를 놓겠다’는 것은 108산사순례기도회의 원력 가운데 하나다. 이날도 청양, 청도, 충주, 영천, 평창 등 전국 각지의 특산물 판매 부스에는 회원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석화 청양군수는 혜자 스님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군에 초코파이 300만개 보시
농어촌 특산물 직거래 인기
효행상·선묵 장학금도 전달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놓치지 않고 있다. 부안 내소사에서 발대식을 가진 ‘108산사 순례 환경지킴이’는 사찰주변의 청소는 물론 주방세제 적게 쓰기, 손빨래하기 등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특히 국토방위에 여념 없는 군 장병들에게 간식거리로 제공한 초코파이는 108산사순례기도회 원력의 상징이 됐다. “조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동량인 군장병들에게 종교와 상관없는 보시를 실천하자”는 혜자 스님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300만개를 전달했다. 군장병 1인당 5개의 초코파이를 나눠준 셈. 일렬로 눕혀 서울에서 전주까지 갈 수 있는 양이다. 이날 역시 광장 한편에는 초코파이를 보시하는 회원들과 이를 옮기는 군인들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금까지 군부대에 보시한 초코파이는 300만개.

 


법회 내내 쉬지 않고 초코파이를 나르던 수도방위사령부 박태훈 상병은 “이 자리에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토록 많은 마음들이 모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나라를 지킨다는 군인의 임무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군종특별교구 자광 스님은 이날 혜자 스님에게 국방부장관 감사장을 전달했다.


108산사순례회의 창립 6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진실하게 참구하면 반드시 마음의 평온을 얻어 만인과 함께 화목을 이루게 되고 남보다 앞서는 지혜를 얻어 바라는 대로 뜻을 성취하게 된다”며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선재동자의 구법만행과 다름이 아니어서 이르는 곳마다 환희의 정토세계가 이루어지고 국경을 넘어 널리 불법을 선양하는 환희로운 인연”이라고 법어를 내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불교신행문화의 새바람을 불러일으킴을 넘어 많은 단체들이 벤치마킹을 할 만큼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이는 선묵 혜자 스님의 원력과 회원들 한 분 한 분의 신심이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난 결과로 불교의 위상을 제고시키고 사회를 맑고 향기롭게 하는데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축하 메시지에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이끌고 있는 혜자 스님이 화답했다. 스님은 “한국불교 신행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원력으로 출발한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첫발을 내디딘 지가 벌써 6년이 됐다”며 “지나온 6년은 참으로 보람 있고 가슴 벅찬 여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은 청담대종사님의 보살핌과 불보살님의 가피를 믿고 기도하고 동참하여 금강석같은 불자로 거듭나고 있다”며 “처음 출발할 때 다짐했던 마음을 계속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법회에는 ‘농어촌 특산물 직거래 장터’도 함께 열렸다.

 


지난 6년, 108산사순례기도회가 한국불교 신행문화의 신기원을 열며 화제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회원들의 굳은 원력과 깊은 신심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영축산 통도사에서 청도 운문사까지 73차례의 순례를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전영순(45, 혜련월)씨는 이날도 시청 앞 광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전 씨는 “그동안의 순례는 나를 다듬어 남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남은 순례 역시 빠지지 않고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창립 6주년 기념법회가 열리던 날, 하늘에는 예고됐던 비 대신에 일곱 색깔 무지개가 드리웠다. 그것은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축복하는 부처님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부처님의 손길이었다. 이날 하늘에 걸린 무지개는 108산사순례기도회의 지극한 신심이 되어 세상을 장엄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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