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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부처님의 머리카락에 경배하는 제석천

기자명 법보신문

출가하는 태자 머리카락
보석장식 보관으로 상징

 

 

▲ 간다라, 2~3세기, 페샤와르박물관, 파키스탄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출가했을 때 일어난 사건으로, 머리카락을 자르자 제석천이 내려와서 천상으로 가져다 모셨다는 내용이다.


부처님께서는 수행자의 길에 접어들자 먼저 온갖 보석으로 장식된 보관(寶冠)을 벗고,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았다. 그러면서 원을 세웠다. “이제 수염과 머리카락을 잘랐으니, 바라옵건대 모든 번뇌와 쌓인 업장(業障)이 없어지게 하소서.”


부처님의 머리카락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제석천은 그것을 받아서 천상으로 올라갔고, 성의 동쪽 조명원(照明園) 안에 불발탑(佛髮塔)을 세웠다고 한다(‘대집경(大集經)’).


부처님께서 출가할 때 자른 머리카락을 제석천이 천상에 모셔가서 탑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여러 경전에 간단하게 전하고 있다. ‘대지도론’에서도 “제석천이 부처님의 머리카락과 옷을 가지고 천상의 성 동쪽 문 밖에 부처님의 불발탑(佛髮塔)과 불의탑(佛衣塔)을 세웠다”고 전한다.


현장스님도 “태자가 옷을 바꾼 곳 옆으로 멀지 않은 곳에 탑이 있는데, 이것은 아소카왕이 세운 것이다. 이곳은 태자가 머리카락을 잘랐던 곳이다. 태자는 마부 찬나에게서 칼을 받아 스스로 머리카락을 잘랐는데, 이 때 제석천이 그 머리카락을 받아들고 천궁으로 올라가서 모셨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대당서역기’ 제6권 겁비라벌솔도국).


파키스탄 페샤와르박물관의 ‘부처님의 머리카락에 경배하는 제석천’ 이야기는, 중앙에 머리카락 대신 보석으로 장식된 보관이 천으로 덮인 대좌(臺座) 위에 놓여 있다. 보관 위에는 권위의 상징인 산개(傘蓋)가 있고, 보관 옆에는 2개의 불자(拂子)가 놓여있다. 산개와 불자는 부처님이 크샤트리아 계급의 출신임을 의미하는 상징이다.
대좌 위에 놓인 보관과 같은 형태의 터번을 쓴 오른쪽의 합장한 인물은, 부처님의 머리카락을 천상으로 가져가서 공양 올리는 제석천이다. 범천이 인도의 사성계급 가운데 최상의 바라문을 상징한다면, 제석천은 제2계급인 크샤트리아를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대좌 위에 놓인 부처님의 터번과 공양올리고 있는 제석천이 쓰고 있는 터번의 형태가 같다.

 

▲유근자 박사
나머지 인물들 역시 천상의 천신들로 생각된다. 간다라에서는 제석천이 천상으로 가져가 모셨다는 부처님의 머리카락 대신, 터번 형태의 보관을 공양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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