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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부처님을 보고 짖는 흰 개와의 인연

기자명 법보신문

평상 위에 앉아있는 개는
전생에 바라문이던 도제

 

 

▲ 간다라, 2~3세기, 페샤와르박물관, 파키스탄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사왓티(舍衛城)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 탁발을 나갔다가 수카[Suka, 首迦 또는 鸚鵡]의 집에서 부처님을 보고 짖던 흰 개와의 인연에 관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어느 날 걸식을 하시다가 바라문 도제(都提, Todeyya)의 아들인 수카의 집에 가서 그를 만나고자 했으나, 그는 집에 없었다. 그의 집에 있던 흰 개는 큰 평상 위에 올라가서 금 발우에 담긴 밥을 먹고 있다가, 부처님을 보자 짖어댔다. 부처님께서는 “짖지 마라, 흰 개야. 너는 원래 바라문이었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을 들은 흰 개는 몹시 화를 내면서 평상에서 내려와 나무더미 주변으로 가더니 시름에 잠겨 누워버렸다.

 

집으로 돌아온 수카는 그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기원정사로 가서는 “우리 집 개를 보고 무슨 말을 했기에 개가 평상에서 내려와, 나무더미 주변에 가서 시름하며 누워 있는 겁니까?”라고 부처님께 따져 물었다. 부처님께서 걸식하다가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하자, 수카는 “저 흰 개는 전생에 나와 어떤 관계였나요?”라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내게 묻지 마라, 수카야. 네가 그것을 들으면 틀림없이 기분 나빠 할 것이다”라고 말씀했다.

 

거듭 수카가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흰 개가 수카의 돌아가신 아버지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수카는 “아버지는 생전에 큰 보시를 했고 사당을 크게 지었으니, 바로 범천에 나셨을 것이오. 무슨 인연으로 하천한 개로 태어났겠어요?”라고 화를 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흰 개에게 전생에 아버지였다면 평상 위로 돌아가서 금 발우에 담긴 밥을 먹으라고 하면 먹을 것이고, 전생에 보물을 숨겨둔 장소를 알려줄 것이라고 수카에게 일러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수카가 부처님의 말씀대로 해 보니 흰 개는 그대로 따랐다. 큰 보물을 얻은 수카는 부처님을 찬탄했고 기원정사로 부처님을 찾아갔다(‘중아함경’ 44권 앵무경(鸚鵡經))  


▲유근자 박사
파키스탄 페샤와르박물관의 ‘부처님을 보고 짖는 흰 개와의 인연’ 이야기는, 왼쪽의 평상 위에 앉은 흰 개와 그 앞에 선 부처님이 중심이다. 흰 개는 다리를 구부리고 앉아 부처님을 보고 짖고 있고, 부처님은 짖는 개에게 전생에 바라문 도제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흰 개의 뒤에는 수카가 부처님께 따지는 자세로 가슴에 손을 얹고 서 있다. 보물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땅을 파는 흰 개의 표현은 없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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