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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명칭론

기자명 법보신문

예수는 신 야훼가 보낸 인간 ‘구세주’
불교는 구원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

기독교 역사는 크게 구약과 신약시대로 나뉜다. 구약시대는 신의 창조부터 예수이전까지의 시대이고, 신약시대는 그 이후의 시대이다. 기독교 시원이 구약에 있고 그 근본이 창조신 야훼로부터 비롯되었지만 엄밀히 말해 기독교는 예수의 행적과 가르침에 기인한다. 기독교는 예수를 통해 세워진 종교인 것이다. 본래 예수라는 용어는 구약 히브리어의 여호수아에서 온 것으로 “야훼는 구원이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예수는 창조신 야훼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보낸 의미로 구주 또는 구세주라고 해석하면 된다. 또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칭하는데 그리스도는 히브리어 ‘메시아’를 희랍어로 번역한 것으로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의미이다.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뜻은 고대에 왕이나 선지자를 하나님이 임명할 때 그들의 머리 위에 기름을 쏟아 붓고 문지르던 의식에서 나온 용어로 하나님으로부터 어떤 직분을 임명 받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온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이미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그 목적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왔다는 것이다.


기독교론자들의 말에 따르면 야훼 신 하나님은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타락한 인간에 대해 혹독한 징벌을 가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인간들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여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최고의 전도자라는 사도 바울에 의하면 신 야훼는 이미 세상을 창조하기 전부터 철저한 비밀 속에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 놓았으며 이를 인간들 앞에 드러내놓았다고 했다. 신의 비밀 계획은 인간이 범죄를 저지른 직후부터 단편적으로 희미하게 나타나다가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들의 예언 속에서 점차 그 형태를 드러냈다고 하며 비로소 예수를 통하여 그 비밀이 완전하게 인간들에게 계시되었다는 것이다. 로마서 16장25절의 “영세 전부터 감추어졌다가…, 알게 하신 바 그 비밀의 계시를 좇게 된 것이니”라는 경구의 내용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기독교의 관점이 아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도저히 신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바울의 말대로라면 신은 이미 창조 이전부터 모든 일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계획하고 작정, 설계, 집행까지 하였다. 천사가 신에게 대항하여 악마가 될 것도, 인간이 약속을 저버리고 타락한 것도, 인간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을 밖아 죽인 것도 실제에 있어서는 인간들이 주체가 되어 행한 것이 아닌 신이 주체가 되어 행한 일이다. 전지전능한 신이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 세상에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다는 신이 왜 이런 각본을 지어 놓고 운행하면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을까? 창조된 인간을 신의 능력으로 그냥 에덴동산에서 행복하게 살게 하고 그를 지켜보면서 기뻐했어도 될 일이건만 신은 야속하게도 모든 죄와 타락의 책임을 인간에게 묻고 다시 예수를 세상에 보내 구원을 펼친다.


이러한 기독교의 교리에 반해 불교는 창조설을 부정하고 절대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불교의 관점에서 볼 때 신은 어디까지나 중생으로 우주를 창조하거나 세상을 지배하거나 인간의 운명에 결코 개입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내려온다는 신이나 신의 대행자를 부정한다. 불교는 인간을 타락하게 하고 인간을 고통스럽게 한 장본인이 인간이므로 그 타락과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인간으로 본다.

 

▲이제열 법사
그러므로 만약 세상을 구할 구세주가 있다면 그는 역시 인간일 수밖에 없고, 그 인간은 최상의 완벽한 인간인 부처라고 할 수 있다. 유마경이나 화엄경 같은 경전에서는 부처를 구세자(救世者) 혹은 세주(世主)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신이 없어도 얼마든지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으로 예수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신념에 쐐기를 박고 있는 것이다.

 

이제열 법림법회 법사 yoomalee@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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