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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육아의 신 하리티

기자명 법보신문

1만명 자식 키웠지만
어린아이들 잡아먹어
부처님 말씀으로 교화

 

 

▲ 간다라, 2~3세기, 페샤와르박물관, 파키스탄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어린 아이를 잡아먹던 하리티(Hārītī, 訶利帝母, 鬼子母神)를 불교에 귀의시켜, 안산(安産)과 육아의 신이 되게 했다는 것이다.


하리티는 판치카(Pāñcika, 般闍迦)의 아내로 1만명의 자식을 둔 귀녀(鬼女)였는데, 사람의 아이를 잡아먹는 자였다. 사람들은 그녀를 두려워해 야차녀라 불렀고, 부처님께 이 사실을 말씀드리고 해결책을 구했다. 

부처님은 하리티가 1만명의 자식 가운데 유독 사랑하는 막내 아들을 발우 속에 숨겨 버렸다. 막내 아들이 보이자 않자, 하리티는 일주일 동안 이곳 저곳을 미친 듯이 찾아다녔다. 그 모습을 보고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는 일체의 지혜를 가진 분이니, 그 분을 찾아가 보는 것이 어떠냐고 귀뜸해 주었다.


하리티는 부처님을 찾아가 막내 아들이 어디 있는지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너는 1만명의 아들 중에서 겨우 한 아들을 잃었을 뿐인데,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느냐? 세상 사람들은 몇 명의 자식을 두었을 뿐인데, 너는 그들을 잡아먹지 않았느냐?”고 그녀를 꾸짖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하리티는 “만일 제가 막내 아들만 찾는다면 다시는 세상 사람들의 아이들을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목숨을 마칠 때까지 아이들을 보호하며 살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잡보장경(雜寶藏經)』 제9권).


현장 스님도 “부처님께서 귀자모(鬼子母)를 교화해 두 번 다시 사람을 살해하지 못하게 한 곳에 탑이 있다. 그러므로 이 나라에서는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 자식을 내려주기를 기원하는 풍속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대당서역기』 제2권 건타라국).


파키스탄 페샤와르박물관의 <어린 아이들의 보호자가 된 하리티> 이야기는, 간단한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하리티와 그녀의 남편인 판치카가 나란히 앉아 있고, 그들의 아들 5명이 표현되어 있다. 하리티의 품 안에 안긴 아들은 그녀가 가장 사랑한 막내아들로 생각된다. 대좌에는 씨름을 하거나 양을 타고 노는 아이 등 놀이에 열중한 16명의 아이들도 표현되어 있다.

 

▲유근자 박사
간다라에서는 하리티와 판치카를 함께 표현하기도 하지만, 단독으로 조성한 예도 여럿 남아 있다. 이후 하리티 상은 불교의 전파와 함께 중국이나 일본에도 전해지는데, 어린아이를 보호하는 귀자모(鬼子母)로서 널리 신앙되어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귀자모상으로 도상이 확립되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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