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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사람 잡아먹는 야차 아타비카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의 설득으로
아들 목숨 건져내
합장하는 아타비왕

 

 

▲ 간다라, 2~3세기, 페샤와르박물관, 파키스탄.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숲속에 살면서 사람을 잡아먹는 야차 아타비카(Ātavika)를 귀의시킨 사건을 표현한 것이다.


옛날에 아타비(Ātavī)라는 왕은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야차 아타비카에게 매일 한 사람씩 바치기로 약속했다. 처음에는 죄를 지은 나쁜 사람을 비롯해 살인자, 도둑 등을 그에게 먹이로 바쳤다.


12년의 시간이 흐르자 왕 부부의 어린 자식만이 남게 되었다. 그날 기원정사에 계시던 부처님은 숲 속으로 가서 왕의 아들을 먹으려는 아타비카를 설득해, 왕의 아들을 부모의 품으로 되돌려 보내게 했다.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 아타비카의 이야기는 천 명의 사람을 죽여 목걸이를 만들고자 했던, 앙굴리마라의 이야기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부처님 당시 살인자 앙굴리마라는 스승으로부터 천 명의 목숨을 앗아 손가락을 잘라 목걸이를 만들면 도를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였다.


999명을 죽이고 마지막 천 명을 채우려는 순간 앙굴리마라의 눈 앞에 나타난 사람은, 바로 그의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아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려는 순간 부처님이 나타나, 앙굴리마라를 불교에 귀의하도록 이끄셨다. 사람을 잡아먹는 야차 아타비카가 마지막으로 왕의 아들을 잡아먹으려는 순간, 부처님께서 그를 인도한 것과 같은 구조이다.


『현우경』 제11권 무뇌지만품(無惱指品)에는 앙굴리마라의 전생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는 전생에 야차의 왕이 되어 12년 동안 사람들을 잡아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야차 아타비카가 부처님께 귀의한 사건은, 바로 앙굴리마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의 <사람을 잡아먹는 야차 아타비카의 귀의>는, 중앙의 부처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왼쪽에 상체를 벗고 짧은 하의(下衣)를 입은 야차 아타비카가, 잡아먹으려고 했던 왕의 아들을 부처님께 되돌려주고 있다.


▲유근자 박사
오른쪽에는 왕과 왕비가 서 있고, 부처님이 앉은 대좌 앞에는 어린아이가 합장한 채 부처님을 올려다 보고 서 있다. 부처님 덕분으로 목숨을 건진 왕의 아들이 부처님께 감사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왕 역시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있다. 왕 뒤에 있는 왕비는 두 손을 내밀어 아이를 안으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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