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선(外道禪)·범부선(凡夫禪)·소승선(小乘禪)·대승선(大乘禪)·최상승선(最上乘禪), 이 다섯 가지 선은 중국이 아닌 인도에서 형성되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규정한다면 중국 선불교의 입장에서 인도불교, 인도의 요가 명상수행법을 분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분류한 이는 중국 당대(唐代)의 스님 규봉종밀(圭峰宗密, 780~841)이다. 그는 화엄종의 제5조인 동시에, 선으로는 하택종에 속한다. 즉 화엄과 선을 함께 연구했는데, ‘선원제전집도서(都序)’ 첫 머리에서 인도의 선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설명을 달았다.
1. 외도선(外道禪) : 불교에서 본 외도(이교도)의 수행법으로 초기불교 수행법을 제외한 요가 및 인도 일반의 모든 수행법을 가리킨다. 규봉종밀은 어떤 특정한 종교를 지목하지는 않았는데, ‘천상, 극락에 태어나는 것을 좋아하고,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것’ 즉 ‘승천(昇天)을 목표로 하여 수행하는 것’을 외도선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렇다면 불교도들 가운데서도 오로지 극락에 태어나는 것을 목표로 수행하는 이들은 모두 외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종밀의 관점이기도 하지만 중국선(中國禪)의 전체적인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2. 범부선(凡夫禪) : 인과응보를 믿음으로써 수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수행을 통하여 무아(無我), 공(空)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를 위하여 수행하는 등 인과설에 가치를 두어 수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중생 즉 평범한 인간들이 추구하는 수행법이라는 뜻이다.
3. 소승선(小乘禪) :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의 이치 모두를 깨닫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아공의 이치만 깨닫는 데 만족하는 가르침, 또는 그런 수행자를 뜻한다. 일체개공(一切皆空)이 아닌 개아(個我)의 공(空)만 이해하고 있는 것, 소승불교를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 선불교의 관점에서 초기불교(원시불교) 전체를 가리켜 소승선이라고 한 것이다.
4. 대승선(大乘禪) : 대승선이란 대승불교를 가리킨다. 대승불교의 핵심적인 사상, 가르침인 일체개공의 이치 즉 아공(我空)·법공(法空) 모두를 가르치는 불교, 일체개공을 깨닫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명상수행을 가리킨다.
5. 최상승선(最上乘禪) : 앞의 네 가지 선을 초월하여 가장 뛰어난 선이라는 뜻이다. 곧 자신의 마음이 본래 청정해서 번뇌가 없으며, 완벽한 무루지혜(無漏智慧)를 갖추고 있고, 자기 마음이 부처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믿어, 이것을 깨닫는 것, 또는 그런 수행자를 가리킨다.
규봉종밀은 ‘도서(都序)’에서 “자기의 마음이 본래 청정하여 번뇌가 없으며, 본래 무루(無漏)의 지성(智性)을 구족하고 있으며, 또 이 마음이 곧 부처이며, 필경에 부처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이것에 따라 수행하는 것을 최상승선이라고 한다. 또 여래선이라고 하며, 이것이 일행삼매, 진여삼매로, 일체삼매의 근본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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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