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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조석예불

기자명 법보신문

현행 7정례 예불은 잘못
전통 방식과 크게 달라
법당 안 부처님이 주인공

 

예불은 위해 법당에 들어선 수행자는 부처님을 향해 세 번 절을 올린다. 의례를 선도하는 스님이 ‘차를 올리는 게송’ 또는 ‘향을 올리는 게송’을 다 외우고 나서 ‘지심귀명례~’ 하는 곳에서부터 동참대중도 함께 따라 외우며 절을 올린다. 첫째 절은 석가모니불께, 둘째 절은 불타야중께, 셋째 절은 달마야중께, 넷째 절은 4대 보살마하살께, 다섯째 절은 부처님 당시의 여러 아라한께, 여섯째 절은 진리를 이어온 여러 큰스님께, 일곱 번째 절은 승가야중께 올린다. 이렇게 행하는 예불은, 일곱 번 머리를 땅에 대고 절을 올린다고 해서 7정례라고 불린다.


7정례 예불은 적어도 지금부터 반세기 이전부터 국내 사찰에서 행해졌다는 증언이 있다. 그 바탕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설행되는 시기에 대해 별다른 이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7정례 예경은 바람직한가, 아니면 조화롭지 못한 데는 없는가. 우리들은 통일과 조화로움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때로는 파격에서도 의미 있는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대체로 불완전하면 불편해진다.


이 연재 ‘④ 3정례’에서 조금은 비췄지만 논의를 좀 더 앞으로 나가 보자.


3정례에서 절하는 대상은 일체 처에 두루 계시는 삼보였다. 7정례는 ‘3정례’의 삼보를 좀 구체화하고 세분했다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3정례로 절을 마치는 것이 좀 서운해서(?) 삼보를 분화해 변재불타 앞에 석가모니불을 더하고, 승가야중 앞에 삼보를 보살 성문과 여러 조사를 나눈 후 이를 더해서 7정례로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해도 좋을까. 3정례와 7정례에 배대된 삼보는 두루 계시는 삼보인가, 아니면 특정한 곳에 머물고 계시는 삼보인가.


모든 곳에 두루 계시는 삼보는 명호를 부르며 예를 올리면 된다. 또 좌대에 모셔진 부처님을 위해서는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 예를 올리면 된다. 마치 각단에서 예경하듯이. 하지만 특정한 곳에 계시는 특정의 부처님이나 성현님은 불러 청해 자리에 모시고 예를 올려야 한다. 다른 세계에 계시므로 예경하는 제자의 마음을, 향을 살아 거기 실어 전해야 하는 것이다. 청해 모시고 예경하는 소청(召請)예경은 대소예참 같은 특정의 예불참회의식 때 주로 행해진다.


현행 7정례 예경에는 변재(遍在)와 주처(住處)에 대한 개념이 전혀 구별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예경의식의 구조는 ‘석문의범’(1935)에 제시된 향수해례, 칠처구회례, 오분향례, 사성례, 관음예문, 대·소예참례이나 이전의 ‘일용작법’(1869) 예경의식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7정례에서 ‘변재 불타·달마·승가야중’에 대한 3배는, 예불을 위해 법당에 들어가 각자가 말없이 올리는 3배와 같다. 또는 향을 올리며 ‘공양시방무량불·법·승’ 하며 3배를 하거나, 차를 올리며 ‘원수애납수’ 하며 올리는 3배에 해당된다.

 

▲이성운 강사
변재삼보 예경과 소청삼보 예경이 혼융된 현행 7정례 예경은 교학 측면이나 의례 순서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단지 구성원의 신심으로 승화되어 있을 뿐이다. ‘다게’와 ‘향게’로 두루 계신 삼보님께 3정례를 올렸으면, 좌대에 계신 부처님께 3배 내지 9배를 올리고, 좌우에서 협시하는 보살님이나 성현님께 3배를 올리면 여법한 조석예불이 완성된다. 또는 좌대에 모셔진 분께 공덕을 찬탄하며 절을 올리면 될 것이다. 의미와 형식이 일치될 때 아름다움은 드러난다. 

 

이성운 동국대 강사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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