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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가르침과 배움

기자명 도암 스님

청정한 삶의 모습이 교육의 시작과 끝

부처님의 10개 방편 닦아
번뇌 끊고 지혜 일으켜서
덕행을 수승하게 만들어야
타인에게 좋은 영향 끼쳐


속담에 “한 글자를 남에게 가르치려면 천 글자를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잘 다듬어지고 훈련되어서 익숙해진 훌륭하고 충분한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교육의 내용으로 믿음과 이해 그리고 실천과 체험의 과정을 겪게 하려면 교육자의 덕행이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효율적이다. 특별한 직업을 가져야 교육자가 아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사람을 만나고 있다면 그 순간 우리는 교육자의 자격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우리는 가르친 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보고 이해한 대로 배운다. 교육자가 삶으로 보여준 것을 보고 이해하고 배운다. 특히 삶으로 배우고 실천해야 할 것들은 모두 그렇다. 노스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사람은 말이지 가르친 대로 배우는 것이 아니야. 자기가 들은 대로 배우지.”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거나 받으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몸과 말과 생각의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주기도 하고 정보를 받기도 한다. 영향과 정보를 서로 교환하면서 좋은 관계가 되기도 하고 나쁜 관계가 되기도 한다. 좋은 영향과 정보를 줄 수 있다면 상대의 인식 수준을 높여 줄 수 있다. 그 결과 각자가 스스로에 맞는 자기 업그레이드를 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좋은 영향과 정보를 줄 수 있는 상태가 되려면 우리 자신을 어떻게 다듬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수승한 몸과 말과 생각의 행위를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오온 선교방편, 18계 선교방편, 12처 선교방편, 12연기 선교방편, 욕계 선교방편, 색계 선교방편, 무색계 선교방편, 과거 선교방편, 미래 선교방편, 현재 선교방편을 얻을 수 있는가?”


청량국사는 경을 해석하기를 “덕행이 수승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법에 대해 매우 좋고 알맞게 설명한다”고 하였다. 덕행이란 지혜를 바탕으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지혜는 번뇌를 끊어야 나타나는 것이다. 번뇌를 끊고 지혜를 일으키고 그 지혜를 바탕으로 행위작용을 하는 것을 덕행이라 하는 것이다. 덕행이 수승하다는 것은 덕행이 아주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이 덕행을 갖추고 여러 가지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설명한다면 듣는 사람의 입장을 충분하게 고려하고 자기 것을 알려줄 수 있다. 그리고 듣는 사람도 결과적으로 번뇌를 끊고 지혜를 일으키며 그 지혜를 바탕으로 행위를 하여 덕행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바람직하고 생산적인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위의 경문에서 열 가지 선교방편을 말하였다. 열 가지의 주제를 하나하나 설명하려면 복잡하고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니 여기서는 개략 그 총체적인 개념만 살펴보겠다. 세상의 모든 것을 포함하여 담아내는 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물질과 마음을 합하면 그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 없다. 물질과 정신 가운데 정신, 즉 마음의 부분을 조금 자세히 나누어 보아야 지혜가 열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부처님은 오온법을 체계적으로 잘 설명했다. 오온은 물질부분을 색법 하나로 통합해 설명하고 마음부분을 수·상·행·식 넷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색법을 하나로 통합해 보는 것도 지혜가 된다. 세상의 다양한 물질들을 하나의 ‘물질’이라는 단어 속에 넣어놓고 이 모든 물질에 대해 평등하게도 보고 차별되게도 보면 평등과 차별이 교차하는 안목이 열린다. 물질적인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야 지혜가 열리는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 부처님은 12처를 설명하였다. 12처는 물질적인 부분이 눈·귀·코·혀·몸과 색·소리·향기·맛·감촉대상 그리고 법의 1/2이다. 정신적인 부분은 의근과 법의 1/2이다. 물질과 마음을 모두 자세히 나누어 설명해야 지혜가 열리는 사람이 있다. 부처님은 이들에게 18계를 설명했다. 물질적인 부분이 눈·귀·코·혀·몸과 색·소리·향기·맛·감촉대상 그리고 법의 1/2이다. 정신적인 부분은 의근과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 그리고 법의 1/2이다. 이것들의 개별작용과 상호작용을 살펴봄으로써 지혜가 열린다. 12연기는 윤회하는 중생이 매 순간순간 겪고 생을 바꿔가면서 겪는 과정과 사건을 일념 12연기와 삼세양중인과의 12연기로 자세히 설명한 것이다. 이상 네 가지는 윤회하는 주체의 구조와 그 작용을 보여준다.

 

윤회하는 주체가 머무는 위치나 상태를 설명한 것이 욕계·색계·무색계다. 이 세 가지는 윤회하는 주체가 자기 수준의 상태에서 향상하거나 타락해서 겪게 될 구체적인 공간적 환경상태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다. 지혜롭고 용기 있는 선택과 실천에 길잡이가 된다.

 

▲도암 스님

과거·현재·미래는 시간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에 주목하게 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계속 반복적으로 괴로움을 양산할 것인가 끊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지혜를 길러준다. 현대 과학자들도 시간이 특별한 조건에서는 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번뇌가 쉬고 생각이 멈춘 상태에서는 시간의 존재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송광사 강주 도암 스님 doam1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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