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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닦음

기자명 법보신문

사람 몸 받는 건 전생의 수많은 공덕 때문

감정에 치우친 습관대로
살아간다면 어리석은 삶
현생에 어렵게 만난 불법
세세생생 복연으로 가꿔야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인연 속에서 다양한 기회를 맞는다. 우리와 인연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그 가운데 아까운 기회가 있는데 잡을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그것을 담을 준비가 우리에게 되어있지 않았을 때이다. 경전에서 말한다. “사람 몸 받기 어렵고 불법 만나기 더욱 어렵다. 만나서 받아들이기 어렵고 받아들여 진실하게 수행하고 성취하기 어렵다.” 사람 몸을 받으려면 전생에 십선업도를 중품이상 닦아야 한다. 전생에 불법을 가까이 해오지 않았다면 이번 생에 불법을 만나도 친밀한 느낌을 갖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렵게 만난 불법 속에 담겨진 무한한 이익을 짐작할 수도 볼 수도 없어서 인연을 이어가기가 어렵다. 이번 생에 사람 몸을 받았고 불법을 만나는 인연이 주어졌다면 그 인연을 키워서 세세생생의 복연이 되도록 노력해 보자. 다음 경문에서 말하는 것을 전생에 닦아 금생에 누리지 못한다면 금생에 노력하여 다음 생에는 누려보도록 하자.

“어떻게 하면 이지(理智)가 선도하는 몸과 말과 생각의 행위를 얻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난 곳이 구족되고, 종족이 구족되고, 집이 구족되고, 형색이 구족되고, 상호가 구족되고, 바른 생각이 구족되고, 지혜가 구족되고, 행위가 구족되고, 두려움이 없는 마음이 구족되고, 깨달음이 구족될 수 있는가?”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매일 여러 가지 사안을 만난다. 마음속의 사안일 수도 있고 관계속의 사안일 수도 있다. 그것을 처리하는데 감정과 욕심을 담아서 처리하고 나면 후유증이 따른다. 감정과 욕심을 떠나서 사안을 처리하는 데는 익숙하지가 않다. 그래서 늘 후유증을 남기고 후회를 하면서도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감정을 사용한다는 것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을 쓰는 것이다. 마음을 사안에 붙여놓고 처리하면 착오가 발생한다. 본인은 사안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자신의 습관이 그런 것이다. 감정을 위주로 쓰는 습관을 벗어나지 못하면 착각으로 발생된 후유증과 후회를 벗어날 길이 없다. 경전에서 ‘지혜가 선도하는’이라고 말한 것은 사안을 감정과 욕심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지혜가 합쳐진 이지(理智)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청량국사는 해석하기를 “이지(理智)가 선도하기 때문에 다양한 지혜를 성취한다”고 하였다. 이지(理智)를 사용하면 그것으로 인하여 파생되는 다양한 지혜를 얻게 된다. 일을 겪으면서 지혜로워지는 사람도 있고 어리석어지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하루, 한 달, 1년을 살아가면서 점점 더 지혜로워지기를 희망한다.


부처님은 출가 수행하기 이전에 왕자의 신분이었다. 그대로 왕궁에 머물러 있었다면 왕위를 물려받았을 것이다.부처님은 출신 성분이 높았다. 나중에 부처님이 성도하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귀의하였다. 귀한 신분인 왕으로부터 천민출신까지 귀의하였고 아무도 불편해하지 않았다. 육조 혜능대사가 오조 홍인선사로부터 법을 전수받고 전법제자가 되었다. 24세 때의 일이다. 나이도 어렸고 출신성분은 나무꾼이었으니 하천한 신분이었다. 홍인선사의 전법제자라면 천하의 불제자들이 모두 귀의해야 하는 존귀한 자리인데 하천한 출신이 차지하니 불편한 사람이 많았다. 혜능대사는 15년간 사냥꾼 사이에 몸을 숨기고 피해 살아야 했다. 사람들이 차츰 이 사안에 대하여 감정이 가라앉았고 잊고 지내는 시기가 되었다. 당시에 광동성 지역에 인종법사라는 고승대덕이 있었다. 일대에서 대단히 덕망이 높았다. 육조대사가 인종법사를 만나니 인종법사가 육조스님의 머리를 깎아 주고 나서는, 다시 육조스님을 법상위에 올리고 스승으로 모시는 예를 드렸다. 지금 천하의 존경을 받는 인종법사가 스승으로 모시는 분이, 예전에 홍인선사로부터 법을 전수받은 혜능스님이라 알려졌다. 인종법사 덕분에 육조스님의 신분이 갑자기 높아졌다. 육조스님의 나이는 대략 40쯤 되었다. 인종법사의 귀의로 신분도 높아지고 나이도 40정도이니 사람들이 귀의하기 불편하지 않았다. 인종법사의 호법으로 육조 혜능대사는 비로서 천하의 선지식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혜능대사는 아래 경문의 몇 가지 특징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많이 인내하고 인연을 성숙시키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외호 선지식의 인연을 기다렸던 것이다.


태어난 곳이 문화 중심지에 불법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타고난 종족의 신분이 사회적으로 높아야 좋다. 집안에 불법의 덕화가 원만하게 미치는 곳이어야 좋다. 팔, 다리, 눈, 코, 입 등이 모두 정상적이야 한다. 각각의 몸의 부분과 전체가 아름답고 조화롭게 어울려야 한다. 번뇌를 가라앉히고 바르게 집중하는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 이지(理智)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지혜를 성취해 나가야 한다. 행위가 번뇌를 소멸시키며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도암 스님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상황에서 발생되는 어려운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해결하는 지혜와 여유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는 지혜 덕상을 발현하여 더 이상 세상에 물들지 않는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완전하게 성취한 분은 부처님뿐이고 성문 연각 보살은 부분적으로 얻어 갖는다. 전생에 닦아 지금 얻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닦아 나가길 바란다.

 

도암 스님 송광사 강주 doam1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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