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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전 첫 설법성지, 법륜을 보는듯 환희로워

  • 해외
  • 입력 2013.04.14 09:17
  • 수정 2013.04.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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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교육원, 인도순례 연수교육
스님 40명 녹야원 참배하며 예불
초전법륜상에 환희…반야심경 봉독

 

조계종 교육원(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주최한 4월12~22일 인도 부처님 8대 성지 순례연수교육. 참가 스님 40명이 초전법륜지 사르나르(녹야원)에서 예불을 올리고 있다.

 

 

마침내 부처님은 선언했다. 6년 고행을 버리고 정각을 이룬 뒤 49일이 지난 다음의 일이었다. “감로의 문을 여나니 귀 있는 자는 들어라! 낡은 믿음을 버리고.”


조계종 교육원(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주최한 4월12~22일 인도 부처님 8대 성지 순례연수교육에 참석한 스님 40명은 귀를 열고 들었다. 마음의 빗장도 풀었다. 불교(佛敎)가 시작된 곳, 최초로 승단이 형성된 곳, 바라나시에서 북동쪽으로 12km 떨어진 초전법륜지 사르나트(녹야원)는 한국에서 건너온 스님들의 신심을 품기에 비좁지 않았다.


4월13일 스님들은 가사를 수하고 사르나트 다메크탑을 우러러 보고 섰다. 부처님이 자신을 떠난 5비구를 찾아 처음 법을 설하셨던 곳임을 알리는 다메크탑은 웅장했다. 손이 닿는 높이에는 작은 사각 금박에 온 마음을 실었던 이들의 금빛 신심이 빛났다.

 

 

스님들은 가사를 수하고 사르나트 다메크탑을 우러러 보고 섰다.

 


스님들은 삼귀의를 봉독하고 예불을 올렸다. 무릎을 꿇고 부처님 명호를 염했다. 두 손에 담은 신심을 가슴께로 모았다. 35도에 이르는 더위는 문제되지 않았다. 수차례 자신을 바닥으로 낮췄으며 수차례 부처님의 첫 설법을 떠올렸다.


사르나트는 부처님의 지혜가 처음으로 받아들여졌던 순간이자 처음으로 승단이 완성된 현장이었다. 비로소 불, 법, 승 삼보가 세상에 처음 탄생한 성지였다. 부처님은 꼰단냐, 왑빠, 밧디야, 마하나마, 앗사지 등 5비구에게 법륜을 굴렸다. 6년 고행에서 우유죽을 받은 모습을 보고 타락했다며 떠났던 이들이었다. 보드가야에서 240km 떨어진 사르나트에 이르는 동안 만났던 이들은 부처님의 지혜를 얻지 못했다. 이제 5비구 차례였다.


부처님은 법을 설했다. 중도와 팔정도, 사성제를 설하는 부처님의 음성에 꼰단냐, 왑빠, 밧디야, 마하나마, 앗사지 등 5비구는 구족계를 받고 귀의하기를 원했다. 부처님은 말했다. “오라, 비구여.” 그렇게 법륜을 굴린 지 5일째, 부처님은 선언했다. “이제 세상에는 여섯 사람의 아라한이 존재한다.”

 

 

▲예불을 올리는 스님들.

 


지도법사 지안 스님이 입술을 뗐다. 스님은 “초전법륜지인 사르나트는 부처님이 성도를 이룬 보드가야에 이어 인류 역사에 불교가 탄생한 성지”라며 “삼보가 최초로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특히 “사르나트는 삼전법륜을 굴리신 곳”이라며 “부처님은 논리로 이해시키고 가슴에 감동을 주어 마음 깊은 곳까지 환희를 체험하게 하는 세 가지 설법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7세기 중엽 이곳을 순례한 중국의 구법승 현장 스님은 1500여명의 스님과 100m에 이르는 불탑, 거대한 아쇼카 석주와 수많은 사원들이 즐비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슬람교가 확산되면서 불교는 급속히 쇠락했다. 신라 구법승 혜초 스님은 “이 나라 역시 황폐했다”고 적었다. 사르나트는 5조각으로 부러진 아쇼카 석주가 남아있었다. 원래 다메크탑이 있던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한 정부 관리가 집에 쓸 벽돌이 필요해 허물었고, 그 때 있던 부처님 사리를 갠지스강에 버렸다는 얘기와 함께 떠돌고 있었지만 인연 닿기 어려운 성지에 순례 온 스님들 마음은 기뻤다.


경각 스님은 “그동안 벼르고 별렀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60년만에 처음 온다”며 “그 옛날 불제자들 신심이 느껴져 전율이 온다”고 했다.


초전법륜상은 환희 그 자체였다. 사르나트 참배 전 들렀던 박물관엔 아쇼카 석주 석두와 초전법륜상이 모셔져 있었다. 정각을 이룬 뒤 35세였던 부처님의 상호가 잘 보존됐다. 얼굴은 환희로 뒤덮인 듯 했으나 차분한 그 표정에서 스님들은 말을 잊었다. 지안 스님은 “석굴암 부처님에 이어 세계에서 부처님 상호를 가장 잘 보존한 불상”이라고 했다. 스님들은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수차례 합장하며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묘적 스님은 “인도 순례 7번 만에 처음 초전법륜상을 친견했다”며 “나이도 있고 이번 생에 마지막에 부처님을 뵐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인도순례에 참가한 스님들은 4월14일 바라나시에서 보드가야로 이동해 부처님이 정각을 이룬 마하보디사원과 유미죽 공양을 받은 수자타 탑 등을 순례한다.

 

 

한편 인도순례에 참가한 스님들은 4월14일 바라나시에서 보드가야로 이동해 부처님이 정각을 이룬 마하보디사원과 유미죽 공양을 받은 수자타 탑 등을 순례한다. 이어 4월21일까지 전정각산 유영굴과 JTS 수자타 아카데미, 법화경 설법지인 영축산, 죽림정사, 나란다대학, 유마경 설법지인 바이샬리, 부처님 출가 삭발처인 케사리야 대불탑, 춘다의 마지막 공양지 파바마을, 열반지 쿠시나가르, 탄생지 룸비니, 기원정사 등을 차례로 참배한다.


인도 바라나시=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조계종 교육원 인도8대성지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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