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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전법사]한국마음치유협회장 마가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지금 이 순간 말·행동·생각 행복 향해야

아버지에 대한 원망 커
자살 택할 정도로 우울
죽음 문턱서 출가 인연
미움을 감사로 바꾸는
고통의 출가가 자비명상

 

 

▲마가 스님

 


항상 웃는다. 미소가 얼굴을 떠나지 않는다. 가슴에서 올라온 말 한 마디에는 늘 환한 웃음이 묻어난다. “성 안내는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이자 부드러운 말 한 마디가 미묘한 향”임을 온몸으로 드러낸다. 얼굴엔 ‘미소주름’이 자리 잡았다. 오래됐다는 증거다. 마가 스님의 ‘미소주름’이 패인 곳엔 치열한 참회와 눈물겹던 고마움이 숨어있다.

태아일 때부터 아버지와 따로 살았다. 아버지가 다른 여인 곁으로 떠나서다. 가난은 깨지지 않는 굴레였고,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커져갔다. 아버지를 괴롭혔고 스스로를 괴롭혔다. 결국 오대산 품으로 들어가 수면제를 삼켰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스님은 3일 만에 눈을 떴다. 지나가던 한 스님에게 발견돼 월정사에서 새 삶을 맞았던 것이다. 1982년 봄, 한 스님의 추천으로 북한산 도선사에서 출가했다.


그 때부터 스님은 마음 다스리는 법을 찾아 헤맸다. 선방에서 부단히 화두를 붙들어 봤다. ‘헛수고’였다. 종책 스님의 ‘좌선의’ 첫 구절을 만났다. 좌선하는 자세를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지혜를 배우는 사람들은 먼저 큰 자비심을 일으키고 넓은 서원을 세워서 정미롭게 삼매를 닦아야 한다.”


결정타였다. 자비심 위에 보리의 마음이 싹튼다. 무릎을 쳤다. 자비가 먼저였다. 그러나 깨달음만을 좇아왔었다.
“경전을 읽고 선방도 두루 다녀봤지만 마음이 평온해지지 않았어요. 내 안에서 자꾸 무자비가 흘러나오는 게 보였습니다. 성격도 급해졌고요.”


반전은 다른 데 있었다. 인도순례와 청화 스님과의 만남이 불같이 일어나던 분노를 다독여 잠재웠다. 순례단과 떨어지고 말았던 인도에서 수많은 공포와 마주했다. 마음속에 자리했던 두려움의 원인을 찾고 싶었다. 처음으로 ‘이뭣고’ 화두가 성성이 잡혔다.


“그 전까지 폼만 잡고 다니던 놈이 보였지요. 잘난 수행자라며 과시하던 자신이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껍데기뿐인 자신과 마주하니 뼈저리게 참회하게 되더군요.”


참회와 눈물로 보낸 1주일 뒤 인도순례는 환희로 바뀌었다. 누굴 보든지 먼저 인사와 미소를 건넸다. 외국어 한 마디도 못하던 스님이 미소하나로 인도 전역을 맨발로 순례했다. 그리고 만난 청화 스님. “자네는 출가 전에 어떻게 살았나?”라는 청화 스님의 물음에 스님은 숨이 턱 막혔다. ‘미운 아버지’가 다시 올라왔다. 청화 스님 곁에서 한 달 반, 스님 얼굴에선 미소 대신 한없이 눈물이 흘렀다.


“저도 모르게 ‘아버지 고맙습니다’, ‘부처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했어요. 1주일을 환희롭게 울었지요. 미움이 고마움으로 바뀌는 순간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지요.”


분노와 원망의 이빨에 가슴이 물어 뜯겨봐서일까. 아니, 스님은 분노와 원망의 이빨이 처음부터 ‘허상’이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뜯긴 가슴도 없다는 점을 알았다. 가슴에 가득 쌓였던 환희를 회향해야 했다. 템플스테이 ‘전설’이 시작됐다. 2002년 마곡사에서 자비명상 콘텐츠를 활용했다. 4년 동안 1년에 1000명 이상이 마곡사를 찾았다. 이 경험을 토대로 사단법인 자비명상을 만들고 한국마음치유협회를 꾸렸다. 스님의 마음수행 지도는 교계 안팎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스님이 말하는 힐링은 난해하지 않다. 전문적이지도 않다. 다만 자신을 사랑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자비명상은 고통에서 출가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지나간 어제와 오지 않은 내일의 생각에 빠지지 말아야 하죠. ‘염불 염(念)’자는 ‘이제 금(今)’과 ‘마음 심(心)’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here&now입니다. 불교는 신구의 삼업을 닦는 수행으로 행복을 찾는 종교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나의 행동, 말 한 마디, 생각 한 토막이 행복을 향해야 합니다.”


하루하루 자신의 마음밭에 심는 씨앗은 행복일까 불행일까. 5월29일 오전 1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리는 힐링법회에 전법사로 나서는 마가 스님의 웃음에 그 답이 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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