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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어디에서 오셨는가

기자명 법보신문
  • 법보시론
  • 입력 2013.05.20 16:30
  • 수정 2013.05.20 17:08
  • 댓글 0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의 저서 ‘대화’에서 토인비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자기중심성으로부터 해방된 첫 번째 사람으로 불타 석가모니를 꼽고 있다. 우리들 고통의 원인은 대게 자기 자신에 얽매이는데 있다. 모든 괴로움과 갈등의 원인을 꼼꼼히 살펴보면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시작된 것이다. 집착이 고통의 원인이고 생사윤회의 근본이라고 했을진데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와 같은 중심성은 이기주의나 다름없고 동시에 반사회적인 행동의 원인이 된다. 자기밖에 모르면 당연히 타인을 배려 할 줄도 모르기에 생사윤회는 끝이 없다. 그러나 자기중심성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은 곧 자기 집착과 고통에서 해방되었음을 의미한다. 그가 바로 석가모니라는 것이다.


불타 석가모니는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났으니 부분적인 자기로부터 전체적인 자기로 변화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너그럽다는 뜻이다. 나 혼자만의 세상이 아니고 공동체를 이루고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 언제나 이웃과 타인을 배려해야 함은 두말의 여지가 없다.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것은 작고 부분적인 자기 안에 갇혀 있는 것이다. 반대로 이웃을 배려한다는 것은 부분적이고 작은 자기를 전체적이고 커다란 자기로 확대시키는 것이다. 함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덕(德)이란 무엇인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며 그것은 곧 자비심이다.


필자는 올해, 또다시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며 여러 행사에도 참여하고 또 준비도 하면서 아주 새삼스럽게 부처님은 어디서 오셨는지, 무엇하러 오셨는지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을까? 정신적, 물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은혜를 입었을까? 세상에 태어나 자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절에 와서 순전히 시주 단월의 밥을 먹고 지낸 세월이 반 백 년이 다 되어가니 그동안의 은혜를 생각하면 부끄럽고 부끄러울 뿐이다.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회 입장에서 보면 경제적 나눔에서 출발할 것이며 가진 자와 덜 가진 자의 공유를 의미한다. 가진 자의 의무를 강제하여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세간의 방법이겠으나 필자의 경우 어느 쪽으로 생각해도 변명의 여지없이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난 첫 번째 사람 불타 석가모니를 거울로 비추어 볼 때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사람의 덕이란 어디서 오는가? 하루아침 한 순간에 갑자기 올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선뜻 도울 때 덕이 되는 것이고, 어려운 사람을 기꺼이 도와 줄때 서서히 덕의 싹이 자라게 된다. 진정 아름다운 세상이란 형형색색 연등을 많이 달고 화려하게 불만 밝히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믿고 서로 도우며 인정이 넘치는 곳이 아름다운 세상이다.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 부처님은 어디서 왔는가, 무엇하러 오셨는가? 오늘 오시는 부처님이 특별히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불타 석가모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를 별개로 보아서는 안 된다. 우리들 자신이 부처이며 오늘 오신 부처님이다. 천백억 화신이라 하지 않았던가. 우리들 자신이 그런 도리를 알고 가르친 그 부처님의 화신이며, 저마다 우리는 그런 부처님이다.

 

▲일진 스님

진정 부처님은 자기중심성으로부터 벗어나 해방된, 그래서 작고 부분적인 자기로부터 벗어나 크고 전체적인 자기로 전환시킨 부처님인 것이다. 그분은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났으니, 집착과 고통이 없고 바라보는 시야가 넓고 따뜻하며 삶의 의미가 그만큼 깊다. 남을 도우면 존재의 깊은 의미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그러면 세상을 건너는 즉 세상을 사는 일이 덕으로 가득해지며,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어 가질 때 그 자리에 자비로운 부처님이 오시고 그 마음을 일으킨 행위를 한 우리들이 부처님이다.  

 

운문사 주지 일진 스님 03777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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