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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림이 아닌 다름…인정은 평화의 시작”

  • 교계
  • 입력 2013.06.30 17:34
  • 수정 2013.06.3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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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결사추진본부, 6월30일 ‘이주민불자 무차대회’ 개최
8개국 350명 참석…“평화로운 공동체 위해 거듭나겠다” 서원

 

▲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는 6월30일 조계사 앞마당에서 '이주민불자와 함께 하는 무차대회'를 열었다.

 

 

“우리 이주민들은 단지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을 뿐, 한국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나라가, 인종이, 쓰는 말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 태어난 생명이자 더불어 사는 존재로 동등하게 나아갈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평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6월30일 서울 조계사 앞마당에서 이주민불자들을 위한 법석이 열렸다. 낯선 땅에서 외로움으로, 때로는 편견과 오해로 힘들어하는 이 땅의 이주민들을 위로하고 한국인에게는 그들이 한 식구라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 스님, 이하 결사추진본부)가 마련한 자리였다. 이날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미얀마, 네팔 등 8개국 350여명의 이주민불자들은 울고 웃으며 애환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너와 나’의 구별 없이 다 함께 손잡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가꾸는 거룩한 붓다로 새롭게 태어날 것을 다짐했다.


법회는 이주민의 삶을 그린 단편영화 ‘자전거 여행’ 상영으로 문을 열었다. 차별과 편견에 아파하다 결국 교통사고를 당하는 이주민의 쓸쓸한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지자 참석자들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치사에서 “부처님은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곧 ‘나’임을 알게 해주셨다”며 “모든 존재는 서로 기대고 부딪치고 어우러져 굳건히 서 있음을 깨닫게 해주셨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가 갖는 의미는 더욱 선명해 진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오늘 무차대회는 이주민불자 여러분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손을 잡고 함께 공양하며 ‘우리가 바로 삶의 주인’이라고 자각하는 소중한 자리”라며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오늘 이 자리가 이주민불자 여러분과 한국 사부대중이 한 식구로 더불어 사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일감 스님이 진행한 '공감토크쇼'에서 외국인불자들은 한국생활의 애환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김제 금산사 템플스테이 수련원장이자 교육원장 일감 스님의 사회로 ‘공감토크쇼’가 진행됐다. 외국인불자들이 무대에 나와 한국에서의 삶을 두런두런 들려주는 ‘공감토크쇼’는 기쁨과 슬픔이 한데 어우러지는 시간이었다. 그들은 외국인불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사찰․쉼터 확충이 가장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스리랑카에서 온 차툰씨는 “회사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불자인 우리 스리랑카 친구들은 갈 곳이 없어 교회에 손을 내미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불교계에서 이주민불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결혼이민 7년차인 캄보디아인 김수완씨는 “캄보디아에서는 1달에 4번 불교행사에 참석해야 하는데, 한국의 캄보디아인들은 교회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마음 편히 참석하기가 힘들다”며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교회에서 생활했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에 개종하는 친구들도 적지 않은데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네팔의 나번 스님 역시 “네팔법당이 부족한 관계로 아프고 힘들면 이웃종교에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 쉼터에서는 그들 종교를 따를 수밖에 없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한국 불교계의 도움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이주민법당이 생긴다면 이주민불자들이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민불자들은 한국인들의 배려와 후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몽골인 바이르메씨는 “6년 전 한국에 왔는데 봉은사의 후원으로 동국대에서 불교를 공부하고 있다”며 “공부를 끝마치고 몽골에 한국불교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화계사 주지 수암 스님과 참가자들은 서원문을 봉독하며 "다름이 인정 받는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화계사 주지 수암 스님과 참가자들은 서원문을 함께 봉독하며 “사회 곳곳에서 이주민을 대하는 시선은 곱지 않으며 제도적․문화적으로 행해지는 차별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며 그 다름이 인정되어야 차별 없는 세상을 살 수 있다”며 “오늘 따뜻한 한 끼의 공양을 함께 나누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야기를 듣고,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서원했다.

 

 

▲ 이날 무차대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부실장스님 등은 이주민들에게 저녁공양을 대접했다.  

 


조계종에서 준비한 저녁공양에서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문화부장 진명, 결사추진본부 도법,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 등이 이주민들에게 직접 음식을 나눠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자승 스님은 이날 참석자 전원에게 5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나눠줬다. 무차대회는 서원의 등․종교평화지원금 전달, 퓨전국악팀과 찬불가 밴드의 공연 등 ‘어울림 마당’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무차대회는 자성과쇄신결사 추진을 위한 천일정진결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에 앞서 결사추진본부는 지난해 8월29일 ‘노동자와 함께하는 시민초청 무차대회’를 개최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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