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휴식의 의미
진정한 휴식의 의미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3.07.29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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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다는 것은 놀이와 다른 개념
몸과 마음이 함께 쉬어야 휴식
템플스테이 참여도 고려할만
호흡관찰로 삶을 반조해 보길


지루한 장마가 끝나니, 햇볕이 뜨겁다. 따가운 햇볕의 가시를 피해 도심을 떠난 거대한 행렬이 도로로 쏟아지고 있다. 휴가행렬이다. 8월은 여름휴가의 절정이다. 전국의 해수욕장과 계곡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넓고 넉넉했던 바다와 산이 사람으로 빼곡하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찾기 어렵다. 여름 더위보다 몰려든 사람들의 체온으로 덥고 지친다. 휴식을 위해 떠난 휴가가 노동보다 힘겹다. 이런 휴가 뒤의 후유증은 대단하다. 휴가에 지친 사람들이 한동안 피로와 무기력을 호소하고 방송은 연례행사처럼 이를 보도한다.


쉰다는 의미는 놀이나 여흥과는 다르다. 휴가(休暇)의 뜻을 살펴보면 쉴 휴(休)에 겨를 가(暇)로 구성돼 있다. 쉴 수 있는 겨를이나 여유를 얻는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휴(休)는 나무(木)에 기댄 사람(人)으로 이뤄져 있다. 글자 그대로 나무에 기대 쉰다는 의미다. 아마도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쉬어야 하는 것일까. 이를 위해서는 휴식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휴식은 쉴 휴(休)에 숨 쉴 식(息)으로 만들어졌다. 나무 아래, 혹은 자연에서 숨을 쉬는 형상이다. 숨은 누구나 쉬고 있다. 지금 현재도 쉬고 있다. 그런데 쉰다는 의미에 굳이 숨을 쉰다는 의미가 더해진 것이 의미심장하다.


쉰다는 의미에는 몸이 쉰다는 의미와 숨을 쉰다는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제대로 숨을 쉬어야 몸도 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쉰다는 의미에 이렇게 복합적인 의미를 담았을 것이다. 몸이 지치고 피로하면 숨이 절로 짧고 거칠어진다. 그러나 마음이 여유로워지면 숨은 느긋하고 길고 깊어진다. 몸을 쉬면 숨이 여유로워지고 여유롭게 숨을 쉬면 몸이 편안해진다. 아마도 자연에서 숨을 쉬게 되면 쉬고 있음이 더욱 명료하게 다가올 것이다. 쉰다는 것은 비워냄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호흡도 들이키는 호흡보다 내쉬는 호흡이 중요하다. 숨을 쉬면서 마음의 온갖 찌꺼기를 비워내는 것이다. 그래야 지금 현재의 내가 보인다. 쉼의 의미가 확연해지는 것이다.


불교에서 모든 수행의 기본은 수식관이다. 내쉬는 숨을 지켜보는 것이 수행의 기본이다. 뜨거운 여름 선원에서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의 삶은 쳇바퀴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윤회의 사슬을 끊는 가장 위대한 휴식일 것이다.


“숨 한번 쉬는 호흡지간에 생사가 놓여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생사의 고리를 끊는 방법이 호흡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의 분주함을 잠재우는 방법 또한 호흡에 있을 것이다. 바쁘게 살고 있는 일상에서 내가 누구인지 잃어버리고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분주하게 사는 것이 현대인의 삶이다. 그러면서 항상 피곤에 찌들어 산다. 짧은 휴가마저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거대한 피서의 물결에 휩쓸려 정신없이 보내다가 다시 바쁜 일상으로 복귀한다. 쉬지 못하니 삶은 피곤하고 고단하다. 몸과 마음이 함께 지쳐있다.

 

▲김형규 부장

이번 휴가에는 진정한 휴식을 취했으면 한다. 피서인파에 휩쓸리거나 혹은 방안에서 뒹군다고 휴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과 벗하여 숨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사찰의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잠시 행동을 멈추고 내쉬는 숨을 관찰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도 소중한 휴식이 될 것이다. 그러면 정신은 명징하게 깨어나고 몸 또한 새털처럼 가벼워질 것이다.  

 

김형규 kimh@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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