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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본다 - 동국대 불교학 연구 수준 낮다’ 평가

기자명 이재형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의 주관으로 3월 20일 열린 ‘동국대 불교학 진단과 전망’ 세미나는 동국대 개교 후 첫 평가 및 발전방향 모색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김종명·전재성 박사의 ‘수정된’ 발표논문 및 답변, 김호성·박경준 교수의 반론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찬성 -“4년간 학술서 1권도 발간 못해”김종명 교수(동국대 사회교육원)



‘동국대 헌장’(1998, 5, 13)에 따르면 동국대 불교학부는 연구중심대학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불교학부 소속 전임 교수들의 최근 10년간(1991∼2000) 연구업적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시도한 결과 출판한 저서와 논문이 국내외 교수들의 업적에 비해 양적으로 훨씬 적었으며, 질적 수준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저서에 있어서는 연평균 0.46의 출판율을 보였다. 이는 국내 대학 평균의 87%이며, 더욱이 최근 3년간의 저서업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는 26%에 불과한 것이다.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4년간 단 1권의 전문 학술서도 출판되지 않았다. 또 외국 연구중심대학의 경우 진급을 위해서는 전문학술서 필수적이나 동국대 불교학부의 경우에는 전문학술서 출판에 있지 않음이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

총 논문 수에 있어서도 교수 1인당 연평균 발표논문 수는 2.3편으로 국내교수의 62%, 외국교수들의 37∼40%에 머물렀다. 또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들 대부분의 논문은 객관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학술지, 교내지 성격이 짙은 학술지 및 질이 그다지 높지 않은 학술지에 게재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불교학은 세계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열린 자세를 가지고 아시아뿐 아니라 서구를 포함한 세계의 불교학 연구업적들도 당연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교수업적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그 자체로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바람직한 방향제시를 위한 전 단계로서 그 의미를 가진다.

이 논문은 정치적 측면이 배제된 것으로, 실명을 거론한 것은 정확성을 위해서이다. 또 지난해(2000년) 교수 연구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반론은 설득력이 없다. 동국대가 제공하는 인터넷 자료를 통해서 조사했기 때문이다. 잘못이 있다면 동국대 시스템이나 조직상의 문제다.





반대 - “근거자료-분석방법 잘못됐다”김호성 교수(동국대 불교대학)



김종명 박사의 주장은 불교대학 구성원들이 담당해야 할 책무와 역할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주었다. 그러나 완전히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되지 않은 교육중심대학의 교수에게 완전한 연구중심대학의 교수에게 부과되는 역할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가혹하다 할 것이다.

우리의 책무는 세계의 대학교수와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업적을 내는 것 못지 않게 우리 불교를 지켜가고 부흥시켜갈 미래불교의 역군을 양성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김 박사는 이 주장에서 중차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연도별로 계산하기 때문에 아직 2000학년도(2000.3.1∼2001.2.28)에 대한 업적보고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확인조사 없이 인터넷을 통해서 공개된 업적정보에만 의지해 도표를 작성하고 그 결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오류를 낳고 있다. 그리고 도표를 통해 교수들 개인의 실명을 공개함으로써 이러한 오류는 그 같은 평가를 당하는 교수 개개인은 물론 불교계에 치명적인 상처와 불명예를 가져다주었다.

김 박사는 철저하게 학술진흥재단의 방침과 근대주의적 가치관에 입각해 불교대학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학술진흥재단이 논문집에 대한 평가를 통해 논문의 질을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은 상대적 타당성만을 가질 뿐, 절대적 진리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유럽이나 북미주 불교학계와 동국대 불교대학의 학문활동을 둘러싼 인적, 물적 차이에 대한 인식이 없이 연구결과만을 단순히 양적으로 비교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 현실을 개선하는데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의아하다.

이번 계기로 불교대학에 대한 불교계 차원의 더 큰 관심과 재정적 지원이 쏟아져야 할 것이다.



찬성 -“어학 부실로 교양 수준 머물러”전재성 회장(한국빠알리성전협회)



유럽에서의 불교학은 19세기 중반부터 문헌학과 어학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전제가 됐고, 지금도 불교학의 중심에는 그러한 기초학이 중심에 서있다. 반면에 한국불교학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점은 ‘기초학 부재’라는데 있다.

기초학의 토대가 없이는 시대에 따라 변환하는 일상적인 용어로 환원시킬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불교학 연구는 전문성에서 시대적인 담론과 거리가 멀어지고 단지 교과서적이고 교양적인 차원에 머물거나 난해한 추상화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동국대 불교학부의 경우 기초학에 대한 토대를 구축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현저히 폐쇄적인 경향까지도 띠고 있다.

그 일례로 타교 출신이 불교학으로 해외에서 학위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들이 동국대 불교학부의 교수로서 채용될 가능성은 거의 봉쇄돼 있다. 또 이러한 폐쇄성은 학술적인 측면에서도 그대로 반영돼 소위 동국대에서 규정한 저명 불교학술지의 대부분은 동국대가 독점하고 있고, 그것도 현저하게 동국대 교수와 그 영향력 하에 있는 연구인력만으로 게재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글대장경은 주석 없는 번역으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불교한문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현 교수들이 보직을 지나치게 많이 맡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불교는 고유한 한국불교사연구나 일본불교에 진 빚을 청산하고 나면 아직도 개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불교와 고전문헌학어학연구, 불교와 현대인문학 연구, 그리고 불교학 자료의 발굴과 연구 없이는 불교학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현장성 있는 학문으로 발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반대 - “문헌학 지나친 강조는 사대적”박경준 교수(동국대 불교대학)



전재성 박사의 주장을 듣다보면 근거 없는 주장과 편협한 시각, 신중하지 못한 추측과 표현이 많아서 과연 불교대학의 발전을 위한 따뜻한 관심과 순수한 사랑에서 나온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특히 전 박사는 독일 불교학의 예를 들어 불교기초학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그런 태도는 보기에 따라 지적 헤게모니를 위한 노력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학문적 사대주의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불교기초학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상황에서 불교기초학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어학일변도로 흐르는 것은 자칫 불교적 생명력에서 멀어지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전 박사는 불교대학이 사회변화에 무관심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현재 40여 개의 과목을 대폭 추가함으로써 학제간 연구의 강화와 사회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불교학 영역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동국대 불교대학은 전문학자만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남아있을 수 없다.

교단유지와 불교발전에 필요한 많은 인력을 길러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교대학 3개학과는 우리 나라의 여느 학과와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적인 교수의 모교출신 점유율을 잣대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바르지 못하다.

현재 동국대는 폐쇄적인 교수채용을 아예 차단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제도적 장치까지 마련돼 있다. 또 교수들의 교직이 많다고 비판했지만 이는 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봉사업무로 봐야 한다.

특히 불교대가 사회와 불교계가 요구하는 인력의 양성과 배출에 실패했다고 했는데 이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인 것이다.



정리=이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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