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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수행법, 괜찮은 겁니까?

기자명 이학종
태고종이라고 하는 큰 종단의 현직 총무원장 스님이 불교의 전통적 수행법이 아닌 가야산 근방의 한 마음수련단체에서 공부를 한 전력을 두고 종단에 분규가 일어날 정도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를 비난하는 쪽은 사교집단에 심취한 자는 총무원장 자격이 없다는 것이고, 총무원장은 마음공부를 위해 경험을 한 것이지 거기에 심취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의 의견이든 일정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단체의 이념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인데도 거기에 심취했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나, 부처님을 따르는 수행자가 마음 공부를 위해 이런저런 수행법을 접하고 경험해보는 것을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고 몰아 세워선 곤란하다는 주장은 다 의미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태고종 총무원장의 마음수련단체 참가를 둘러싼 갈등이 최근 불교계에 만연된 수행법 혼돈현상의 한 사례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이보다 더 심각하고 급한 문제는 마음수련단체와 같은 이른바 ‘제3의 수행법’을 내세우고 있는 단체들이 최근 부쩍 번창을 하고 있는데 대한 원인규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교계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는 제3의 수행법은 이제 일부 교계언론의 광고지면을 통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습니다. ‘아봐타’ 수행법이라든지, ‘마음 나누기’ 수행법, ‘기’ 수련법 등이 그 대표적인 것들이지요. 생각보다 많은 수의 불자들이 이 수행법에 빠져들고 있고, 심지어 선방에서 10년 공부를 한 것보다 더 공부가 많이 됐다는 말이 이 수련을 거친 이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제3의 수행법을 경험해보지 않은 터라 가타부타 개입을 할 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불교계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간화선을 고집하면서도, 중생들의 각자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 개발이나 교육에는 소홀했던 결과라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불자들은 제3의 수행법이 일부 경험자의 주장처럼 전통적 수행법인 간화선이나 염불, 간경, 주력보다 나은 것인지 아니면 접해서는 안될 삿된 것인지를, 또 이런 단체에서 수련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를 몹시 궁금해합니다. 선방에 오래 다닌 스님들조차 한번 다녀와서는 침이 마르게 칭송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어떻게 일반불자들이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제3의 수행법이 불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또 그런 수행법들이 정법인지 사법인지가 시급히 가려져야 합니다. 이 일은 마땅히 스님들과 불교학자들이 담당해야할 몫입니다.

처방전은 중생이 아플 때 내려야 합니다. 숨이 끊어지고 난 후 사자후를 한들, 뒤늦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그럴듯한 수사를 동원해 외친들 뭐 그리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편집부장 이학종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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