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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반가사유상의 미국 나들이

미륵반가사유상 반출 논란
국민 자부심 유추되는 대목
미국 전시회 성공개최 기원
복제품 등 대안도 고민해야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불상으로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꼽는 이들이 많다. 마치 빛으로 빚은 듯 유려한 자태와 신비로운 미소는 우리의 혼을 일깨운다. 미륵보살은 미래에 부처가 돼 중생을 구제하기로 약속된 보살로 중생 구제를 위해 지금도 도솔천에서 정진하고 있다.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미륵보살이 반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형상화한 것이다.


국내에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국보 83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38구 정도가 전해지는데 국보 83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비롯해 3구의 국보와 1구의 보물이 있다. 일본에도 국보 83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닮은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전해진다. 일본의 국보 1호인 고류지(廣隆寺)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다. 금동이 아닌 나무로 조성됐지만 국보 83호 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쌍둥이처럼 닮아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 제작돼 일본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실존을 이토록 평화스러운 모습으로 구현한 예술품을 본적이 없다.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인간 실존의 최고 이상이 남김없이 표현돼 있다.” 일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대한 독일 철학자 야스퍼스의 찬사다. 이는 곧 국보 83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다. 사람의 손에 의해 빚어졌지만 그 미소는 속세를 넘어서 있다.


최근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둘러싸고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리는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에 전시하는 것을 놓고 이견이 생긴 것이다. 문화재위원회가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국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하자 문화재청장이 이에 불복해 반출을 불허해버렸다. 그러자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국 반출을 둘러싼 논쟁은 밖으로 비화됐다. 반출을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외국 반출에 따른 훼손의 위험을 걱정하는 것이다.


불교계 일각에서도 불상을 외국에 전시하는 것은 성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찬성하는 쪽의 의견도 타당성은 있다. 무려 5년 전부터 기획된 일인데다 한해 600만명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박물관에 우리 문화재를 전시하는 일은 우리의 뛰어난 문화적 역량을 해외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라는 설명이다. 다행히 논란은 일단락이 됐다. 문화재청은 전시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국 반출을 다시 허용한 것이다.


이번 논란은 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을 보여준다. 아마도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둘러싼 논쟁들은 찬성이든 반대든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미국 전시가 결정된 만큼 논란을 접고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국 전시가 성공적으로 열리는데 마음을 모아야 한다. 우리 모두의 바람처럼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국 전시가 중국과 일본에 비해 푸대접받고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해외의 인식을 달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형규 부장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전시될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인들에게 여전히 미소를 지을 것이다. 그 미소를 보며 미국인들이 잠시라도 번뇌를 덜어낼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다만 외국의 사례처럼 진품의 혼을 살린 복제품으로 전시가 대체될 수 있도록 좀 더 현명한 방법을 고민했으면 한다. 

 

김형규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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