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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저버리는 재가연대

국정원 불법 정치개입을 규탄하기 위해 공식 발족한 ‘불교시국회의’가 출범 하루만에 민망한 상황에 직면했다.

 

뜻을 함께하기로 공표한 13개 교계 단체 가운데 하나인 참여불교재가연대가 돌연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8월9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불교시국회의가 정치적 의도 없는 순수한 대회로 알고 참여했으나 정치적인 행위를 한 것이 드러나 탈퇴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불교시국회의가 발족식 직후 민주당 천막당사를 격려 방문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수덕 상임대표는 “민주당사 방문은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정치적 행보로 단체의 활동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불교시국회의에 참가했던 나머지 교계단체들은 상식적으로 납득키 어렵다는 반응이다.


실제 불교시국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탈퇴 이유로 밝힌 민주당사 방문은 재가연대 관계자들이 동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들은 현장에서 이렇다 할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재가연대가 돌연 탈퇴를 선언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재가연대의 불교시국회의 탈퇴는 단체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사 격려방문이 정치적 행위”인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상당한 진통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수덕 상임대표는 자신의 직권으로 불교시국회의 탈퇴를 결정,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일부 대표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해당사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재가연대의 탈퇴는 내부적으로도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한 셈이다.


어찌됐든 재가연대의 일방적 탈퇴선언으로 불교시국회의의 위상은 크게 실추됐다. 이에 따라 재가연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불교시국회의는 특정 현안에 대해 교계단체들이 공동대응 하기 위해 출범한 연대조직이라는 점에서, 탈퇴 선언에 앞서 최소한 함께 한 단체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대한불교청년회 전준호 회장은 “단체간 연대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동반자적 관계로서 상호간 신뢰와 책임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직 탈퇴를 결정하면서 연대 단체들에게 그 어떤 설명이나 언급도 없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송지희 기자

교계단체가 어떤 사안에 대해 연대나 탈퇴를 결정하는 것은 해당 단체의 내부적인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연대를 결성하는 순간, 동참 단체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동반자적 관계를 맺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재가연대라는 명칭에 담긴 지향점이기도 할 것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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