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보추대위 해산으로 종책모임 이합집산

  • 교계
  • 입력 2013.08.31 01:07
  • 수정 2013.09.04 10:21
  • 댓글 0

총무원장 선거 격변 배경과 전망


무량·무차·보림회 3자 연대 구축
보선스님 후보추대로 경선 정국
불교광장, 자승스님 추대에 관심
양자 구도땐 어느 쪽도 예측불허

 

 

▲조계종 전 종회의장 보선 스님이 8월30일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옛 무량·무차·보림회가 3자 연대를 선언하고 전 중앙종회 의장 보선 스님을 후보로 추대하면서 오는 10월10일 예정된 제34대 총무원장 선거판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보선 스님의 출마로 그동안 불교광장을 중심으로 논의되던 후보추대 분위기가 급격히 수그러들고 경선체제로 돌변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로선 화엄·법화, 무소속으로 구성된 불교광장의 후보와 보선 스님과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은 급격한 변화는 지난 8월26일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온 불교광장 후보추대위원회가 해산을 결정하면서 예견됐다. 당초 불교광장은 선거문화의 구태를 해결하기 위해 산중 전통방식으로 후보를 추대하겠다며 후보추대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후보추대위원회에는 불교광장 출범 당시 함께 했던 화엄·법화 외에 무차, 보림, 비구니회와 선원 수좌들까지 포함됐다. 여기에 20개 교구본사 주지들도 동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기 총무원장은 후보추대위원회에서 선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조계종 중앙선관위가 8월20일 “후보추대위원회에서 교역직 종무원의 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후보추대위원회는 급격히 흔들렸다. 여기에 자승 스님의 재임여부를 두고 화엄회와 무량회가 갈등을 빚으면서 후보추대위원회는 사실상 와해수순을 밟았다. 결국 ‘선거법 위반’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후보추대위는 해산을 선언했고, 때맞춰 무량회도 독자노선을 걷겠다며 8월27일 불교광장을 탈퇴했다.


불교광장 탈퇴과정에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무량회는 사실상 독자후보를 내기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계파와의 연대를 추진했다. 특히 후보추대위원회의 와해로 총무원장 선거 논의 구조에서 배제된 무차·보림회에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종단 안팎에서는 그동안 무량·보림회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그동안 무량·보림회는 종단 정치에서 꾸준히 대립각을 세웠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보림회의 리더격인 영담 스님은 최근 한 교계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량회의 리더격인 법등 스님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 “비겁한 사람”이라고 몰아붙였다는 점에서 두 모임의 연대 가능성을 극히 낮게 점쳤다.


그러나 전국선원수좌회가 8월24일 자승 스님의 재임 포기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무기한 묵언정진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던 무량·무차·보림회의 ‘불편한 연대’를 실현시키는 배경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이런 가운데 불교광장 내에서 후보 추대를 모색하던 화엄·법화·무소속 연대는 무량회의 이탈과 함께 무량·무차·보림회가 3자연대를 통해 독자후보 세운 것에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자승 스님의 재임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해 공식적인 후보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3자 연대의 독자후보 추대라는 발빠른 행보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때문에 불교광장이 자승 스님을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불교광장은 선거문화의 구태를 해결하기 위해 산중 전통방식으로 후보를 추대하겠다며 후보추대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선거법 위반 논란을 겪으며 자진 해산했다. 사진은 지난 7월 불교광장 출범식 모습.

 


그러나 불교광장 내부에서도 자승 스님의 재임에 대해 여러 이견이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자승 스님의 최측근을 중심으로 출마를 권유할 것으로 보여 이르면 9월2일 동화사에서 열리는 불교광장 후보추대위원회에서 자승 스님이 공식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8월30일 현재)


따라서 이번 선거는 자승 스님과 보선 스님간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어느 쪽도 쉽게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자승 스님의 경우 지난 4년간 33대 집행부를 이끌며 승려복지제도 시행을 비롯해 주지 인사 고과제 도입, 전통의례의식 한글화, 노동위원회 출범 등 크고 작은 현안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종단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정적인 여론은 선거과정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선 스님 역시 중앙종회의장 재임 시절, 계파간 대립과 갈등 구조였던 중앙종회를 건전한 종책 생산의 장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종도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종단의 쇄신을 내세우면서도 3자 연대를 통해 기존 기득권 세력들을 끌어안은 점은 뚜렷한 차별성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추대에서 경선으로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는 총무원장 선거가 불과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계종은 팽팽한 선거 분위기로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