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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증명청-상

기자명 법보신문

증법명사를 초청하는 말
인로왕 대부분 아미타불
해탈의 대자유로 인도


불교에서는 증명이나 인가 등이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가령 스님이 되기 위한 수계를 할 때 3사 7증이라고 하여 10분의 선배 스님이 계셔서 계를 일러주기도 하고 거동을 가르쳐 주기도 하며, 수계를 증명해야 법식대로 수계를 할 수 있다. 재를 올리기 위해 영적 존재들을 청할 때도 이를 증명하고 길을 인도하는 스승을 먼저 청한다. 이를 증명별청이라고 하는데 증명보살님을 별도로 청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재를 지낼 때 청하는 증명청의 청하는 말, 청사의 내용은 이렇다. “손에는 천 층의 보개를 드셨으며 몸에는 백복의 화만을 걸치신, 맑은 영적 존재인 망령을 극락세계 푸른 연화대로 인도하시는 대성인 인로왕보살님을 일심으로 받들어 청하오니, 자비로써 도량에 강림하여 공덕을 증명하소서.” 인로왕보살이 이 법회가 열리는 곳에 오셔서 영적 존재가 짓는 공덕을 증명해 주십사 하는 내용이다.


증명별청이 필요한 연유를 생각해 보자. 지옥중생을 청하기 위해 지옥을 깨 없애는 작업(진언 염송, 법어연설)을 해서 지옥은 깼지만 지옥에 있던 중생은 법회 도량에 혼자 이를 정도로 자유롭지 못하다. 아직 믿음과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로왕보살이 길을 인도해 주어야 한다. 마치 보호자가 어린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데려다 주는 격이라고 하겠다. 하다못해 어른이 되었지만 처음 가는 곳에는 어색해서 혼자 못가니 경험이 있는 이들과 함께 묻어간다고나 할까. 인로왕이라고 하면 길을 인도하는 왕이라는 뜻이다. 법회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로왕의 대표적인 모습은, 불설아미타경에 나오는 아미타부처님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아미타불을 지극히 염불한 수행자가 임종을 맞이하면 아미타부처님이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등 여러 성현들과 함께 임종을 하려는 이에게 내림하신다. 그러면 임종하는 이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되어 더 이상 육도를 헤매지 않는다. 그래서 무사히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공덕과 수행의 정도에 따라 구품연화대에 머물며 아미타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마지막에는 부처를 이루게 된다. 이것은 나고 죽는 윤회의 길에서 벗어나 대자유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정토계경전의 인로왕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배고픈 아귀(餓鬼) 중생을 제도하는 ‘면연아귀다라니경’ ‘염구아귀다라니경’ 등에 나타나는 면연대사와 하리제모(귀자모신)와 같은 인로왕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염구 면연아귀들은 부처님의 제도를 받아 지옥의 중생들을 보살피는 존재로 지옥의 왕으로 출현하지만 실은 관음보살의 화신이다. 배고픈 중생으로 화현하여 수행자들로 하여금 자비보시를 행하게 하여 인색한 마음을 덜어주고 보리심을 내도록 하고자 관음보살이 짐짓 아귀의 모습을 하고 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재를 지내려면 이 면연대사와 하리데모를 먼저 별청하고 이어 지옥의 중생들을 청해 무외시 재시 법시를 베푸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곳에서의 인로왕은 관세음보살 또는 또 지옥문을 지키는 지장보살님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성운 박사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과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의 원력으로 이뤄지는 재공 의식에는 석가모니불, 아난존자, 관음보살, 지장보살, 대방광불화엄경 등이 우선적으로 칭명된다. 거기에 더해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청해 재에 청할 영적 존재를 인도해주고 공덕을 증명해주기를 청하는 것이다.

 

이성운 동국대 외래교수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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