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 백년대계 구축한 일꾼으로 남고 싶다”

  • 교계
  • 입력 2013.10.05 12:13
  • 수정 2013.10.09 16:22
  • 댓글 0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1번 자승 스님 인터뷰

승려복지제도 시행 성과
자성쇄신 지속 추진해야
교구법 제정해 권한부여
발전위 구성…전략 모색

 

 

▲자승 스님

 

 

▶총무원장 재임을 결심한 이유?
“한국불교를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소신과 의지가 다시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다. 훗날 역사가 ‘조계종의 역사를 새로 쓴 소임자’로 기억하고 평가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지난 4년 총무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시대와 소통하며 한국불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불교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소통과 화합 그리고 끊임없이 정진하는 자세로 한국불교의 백년대계를 실현하겠다.”


▶33대 집행부를 평가한다면?
“지난 4년 가장 큰 성과라고 자부하는 것은 승려노후복지제도의 시행이다. 승려복지에 대한 종단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는 현재 한국불교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단초를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또 통합종단 설립 이래 최대의 불사가 될 총본산 성역화 사업이나, 300년만의 개혁이라는 승가교육제도의 혁신, 강북 흥천사 중창불사, 논산 호국연무사 설립, 자비와 나눔의 확산, 한국불교 세계화 등도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범종단적으로 추진해 온 5대 결사를 이은 자성과 쇄신결사가 확고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교구중심제’로 재임에 도전했다. 재정, 인사, 행정 등의 교구별 편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궁금하다?
“교구중심제의 실현은 지난 33대 집행부의 공약인 동시에 가장 진전이 없었던 부분이다. 지적한대로 교구별 편차가 큰 것이 한 원인이기도 하다. 먼저 종법 체계를 손질해 교구법을 제정하고 교구의 정의와 지위, 관할권, 권한과 의무 등을 명확하게 할 계획이다. 또 교구사무전담 행정기구의 지위와 편제를 새롭게 규정해 교구행정과 본사의 사찰 행정을 분리할 방침이다. 그리고 중앙종무기관 및 교구의 협의체계인 교구발전위원회를 설립해 교구의 고민을 종단차원에서 함께 모색하는 틀을 만들고자 한다. 역량이 부족한 교구를 우선 지원함으로써 교구의 편차를 점차 해소하겠다.”


▶종단 예산 1000억 시대를 위한 재정기반 구축 역시 눈에 띈다. 그러나 단계별 접근방향은 설정됐지만 예산 확보 방안 등의 설명이 부족하다.
“종단의 문제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갖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과 그 가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종단 일반회계의 80%를 분담금에 의존하는 예산 구조는 향후 성장 한계점에 이르게 되고, 종단의 가용재원 감소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33대 집행부 들어 생수사업과 상조사업 등 재정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이 진행되었지만 규모나 체계 면에서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종단의 수익자산에 대한 연구 및 현황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확인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가칭 붓다드림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종단 수익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4년 사회참여 및 공동선 실현 노력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고통 받고 소외된 이웃을 향해 자리이타의 정신을 실현하는 것은 불교인의 가장 기본된 자세다. 개인적으로 총무원장이 되기 이전부터 원적하신 정대 큰스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큰스님께서는 불교계 인재불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불교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수행정진과 함께 장학,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했다. 이러한 취지를 받들어 설립한 것이 재단법인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이다. 어떤 집행부가 들어서더라도 이러한 기조와 실천은 변함이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고통 받는 우리 이웃에게 따뜻한 벗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비구니스님의 참종권 확대는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제시되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비구니스님은 청정한 수행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승가의 당당한 일원이다. 그렇지만 종법 조항의 불비에 따른 제도적 차별뿐 아니라 정서적 차별이 잔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4대에서는 비구니부를 신설해 비구니스님들의 권익 향상과 수행환경 개선, 그리고 종단 참여를 확대할 것이며, 비구니스님들과의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장기적으로 비구니특별교구 설립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사안은 단지 집행부의 노력뿐 아니라 종단 전체적인 이해와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지난해 승풍실추 사건을 겪으며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된 원인 및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은?
“지난해 일어난 승풍실추 사건에 대해서는 종단의 책임자로서 승가공동체를 바르게 이끌어오지 못한 것을 깊이 참회하는 계기가 됐다. 승풍실추 사건 직후 참회문을 발표하고 100일 동안 108배 참회로 일과를 시작한 바 있다. 이 같은 일은 우리 승가가 현대 사회에서 지켜야할 바른 위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투철한 계율의식과 바른 위의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 사건을 계기로 쇄신위원회가 구성되고 쇄신 입법이 진행됐지만 아직도 더 많은 부분을 새롭게 바꾸려는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


▶33대 집행부를 탄생시킨 도반들이 다른 후보 측에서 일하고 있다.
“종단 운영에 참여하고 계신 스님들 누구나 애종심을 가지고 종단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다. 33대 집행부 동안 함께 했던 분들이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또한 종단 운영의 방향에 서로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종단 운영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이를 잘 수렴하여 종책에 반영하는 것은 상대를 막론하고 선거과정에서 서로 배워야 할 일이다. 다른 후보들의 종책에서 제가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과 완전히 다른 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종단예산 80% 분담금 의존
현 구조는 성장한계점 명확
유·무형문화 가치 수치화
상품·제품화로 수익 창출


자리이타는 불자의 기본
어떤 집행부도 뜻 이어야
원융화합 위해 경청 중시
전통 토대 성장동력 모색


▶보선 스님을 어떻게 평가하나?
“교구본사 주지와 종회의장이라는 종단의 중책을 두루 거치신 분이다. 수행의 깊이나 인품, 덕망이 높으신 분으로 평소 존경해마지 않는 분이기도 하다. 비록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상대 후보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자주 찾아뵙고 스님의 탁월한 식견을 경청하며 의견을 나누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까지 선거가 아닌 추대를 지향한 이유는?
“지금의 선거법은 94년 종단 개혁의 산물이다. 당시 한 사람에게 독점된 권한을 풀고 종도의 뜻을 반영하는 민주적 절차를 강화한 개혁 법안이었지만 지난 20여년간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나타났다. 무분별한 비방과 폭로, 금권선거, 편 가르기에 의한 분열이 그것이다. 때문에 뜻있는 스님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화합에 의한 총무원장 선출을 추진해왔고, 저 또한 이 방안에 동의하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선거폐단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데 동의했던 것이다. 향후 선거법 개정 논의를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폐단을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스스로에 대한 강점과 단점은?
“개인적으로 부족함이 더 많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이유는 어른을 잘 모시고, 다른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통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청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으면 소통을 제대로 이뤄낼 수 없고 소통이 잘 안되면 원융화합 역시 실현되기 어렵다. 어린 시절부터 다른 분들의 말씀을 경청했던 것, 어른 스님들의 말씀이나 화합에 저해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으려 했던 점이 여러 단점 가운데 강점이라면 강점일 것이다. 단점은 많지만 경청하고 화합에 저해되는 것은 한사코 하지 않으려다보니 조금 답답해하는 분들이 있다. 다시 소임을 맡게 되면 보다 신속한 결정과 소신 있는 일처리를 통해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총무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종단 중흥과 불교 발전의 발판을 확고하게 세우고 ‘조계종의 새 역사를 쓴 일꾼’으로 기억되도록 하겠다. 우리에게는 전통을 계승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옛 것을 지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 우리 한국불교의 현실이다. 자성과 쇄신의 지속적 추진, 청규의 제정과 실천 등은 우리의 전통을 바르게 세우는 일이다. 여기에 21세기를 열어갈 새로운 성장 동력의 창출과 승가 교육 및 포교의 혁신 등 미래 비전을 바로 세우는 일을 하겠다.”


▶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지난 4년 동안 전국은 물론 세계 각지를 돌며 한국불교의 가능성과 미래상을 엿볼 수 있었다. 그 가능성과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해 사부대중의 단결된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적극적 실천행과 보살행이라는 새로운 신행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처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웃을 위한 크고 작은 보살행을 실천하는 신행의 길을 열어야 한다. 지금 지구촌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보살이 필요하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밝혀가는 길에 사부대중 여러분의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바란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