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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오지에 한국불자 자비를 심다

  • 집중취재
  • 입력 2013.10.08 00:52
  • 수정 2013.10.10 14:47
  • 댓글 0

마주협, 네팔서 '2013년 해외봉사' 진행
10월5~7일, 무데지역 주민 1100명 진료
인근 학교에 컴퓨터 기증·문교체 사업도
10월8일부터 카트만두서 의료봉사 예정

 

 

▲10월4일 네팔 무데에 도착한 마주협 봉사단은 지역주민으로부터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

 

 

"머나먼 땅, 한국에서 이곳까지 와 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나 부처님 가피가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10월5일,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상임대표 도제 스님, 이하 마주협)가 한국YBA, 동국대 경주병원과 함께 진행한 해외봉사의 첫 방문지인 네팔 무데에서 지역주민들은 한국의 봉사자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100km 떨어진 무데는 해발 2575m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네팔의 대표적 빈민촌 가운데 하나다.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농사로 생계를 연명하고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의료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마주협 상임대표 도제 스님과 동국대 경주병원 지도법사 무구 스님, 동두천이주민센터장 우르겐 스님을 비롯해 이경섭 동국대 교수 등 봉사자 30명은 무데의 스리니갈레 고등학교에서 의료봉사시설을 설치하고 주민들을 맞았다.

 

 

▲봉사단은 무데에서 3일 동안 1100여 주민들을 진료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학교 운동장은 이른 시각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전 10시 진료가 시작되자 대기표를 손에 쥔 주민들이 하나 둘 진료실로 들어갔다. 무데 주민들은 몸이 아파도 돈이 없어서 혹은 농사일을 빠질 수 없어서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날 스리니갈레 고등학교를 찾은 사람들도 만성 관절염이나 두통, 허리통증 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의료진에게 진료를 받고 약을 건네받은 주민들은 마주협이 준비한 칫솔, 치약, 비누 등 선물을 들고 밝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학교를 나섰다.

 

하지만 때로는 병을 방치한 탓에 큰 수술이 필요한 상태에 이른 환자도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중노동으로 힘줄에 손상이 나서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주민이 몇 시간을 걸어 학교를 찾는가 하면 백내장을 방치해 거의 실명에 이른 할머니의 사연도 봉사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의료봉사가 펼쳐지는 스리니갈레 학교 한편에서 진행된 바디페인팅은 지역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태극기나 네팔국기, 태양과 별 등의 모양을 알록달록한 색깔로 정성스럽게 칠하는 봉사자들 주변은 하루 종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이날 봉사자들은 오후 5시까지 총 276명의 주민들을 진료했다. 봉사자들은 "10월3일 한국을 떠나 이곳 무데에 오기까지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다. 마을 주민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튿날인 10월6일에도 스리니갈레 고등학교에서는 의료봉사가 계속됐으며 첫 날의 세배 가량인 614명을 진료했다.

 

 

▲10월6일 마주협 실무진은 지역 학교를 방문해 컴퓨터 기증식 등을 진행했다.

 

 

이날 박재수 구미마하이주민센터장과 마주협, 한국YBA 실무진은 스리니갈레 고등학교 인근의 스리자나깔랸 학교를 방문해 컴퓨터 기증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증식은 지난 7월, 마주협이 진행한 사전답사에서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스리자나깔랸 학교측의 요청에 봉사단원으로 참가한 윤동년 보살의 보시로 성사될 수 있었다. 이날은 수업이 없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스리자나깔랸 학교 학생 270명 모두는 학교로 모여 성대한 환영행사를 개최했다. "TV를 통해 보기만 했던 컴퓨터를 직접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7학년 멘도(13)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신 눌러대며 즐거워했다.

 

 

▲컴퓨터를 처음 만지는 학생들은 연신 키보드와 마우스를 누르며 신기해했다.

 

 

실무진들은 동두천이주민센터장 우르겐 스님의 고향이기도 한 부사베다 마을로 이동해 수도시설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지역 수도관은 지난 1년 동안 고장난 상태였으며 주민들은 먼 곳까지 물을 길러와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사전답사에서 이 소식을 전해들은 마주협은 부사베다 마을 수도관 19개를 수리해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었다.

 

수도시설 확인을 마친 실무진은 시리띱게다다 학교를 방문했다. 나무로 만들어 사용했던 이 학교의 창과 문은 쉽게 썩는 탓에 불편을 겪어왔지만 마주협은 42개의 창문과 6개의 문을 철로 교체하는 공사를 실시해 선생님과 학생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 실무진들은 이날 바래진 학교 벽에 하얀색으로 페인트칠을 직접 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무데에서의 마지막날인 10월7일 아침에도 지역주민들은 스리니갈레 고등학교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귀가 들리지 않아 한국의료진을 찾은 자누까 데비(75)는 "한국인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돈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귀한 시간과 정성을 내준 한국의 봉사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마주협은 스리니갈레 고등학교 화장실 현판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제전법단의 지원으로 학교 내 유치원에 설치된 화장실은계단 없는 내리막길을 걸어가야 하는 유치원생들의 사연을 접한 마주협의 제안으로 건립됐다. 현판식을 진행하는 동안 지역주민과 학생들은 봉사자들이 연꽃모양으로 직접 칠한 화장실을 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봉사단원으로 참가한 윤동년 보살은 쉬자라(7) 등 학교학생 2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평소 굿네이버스를 통해 네팔학생을 지원해왔다는 윤 보살은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후원하겠다는 원을 세웠고, 쉬자라 등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것. 윤 보살은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학비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향후 한국에서 공부를 시키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보살은 스리자나깔랸 학교에 컴퓨터 5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예정됐던 3일 간의 봉사를 마치는 자리에서 마주협 상임대표 도제 스님은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봉사를 무사히 회향할 수 있었다"며 "여러분과 함께 한 시간 동안 우리가 얼마나 풍족하게 살았는지를 깨달았다. 우리 봉사자들은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하카 바하뚜르 세레스띠 스리니갈레 고등학교 교장은 도제 스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마주협 상임대표 도제 스님은 스리니갈레 학교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한편 마주협은 10월8일 카트만두로 이동해 의료봉사 및 화장실 시설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네팔=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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