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꾸뻬 씨와 중국의 노승

더많이 가질수록 불행한 사람들
남과 비교할수록 행복은 멀어져
생각 멈춰야 행복 찾을 수 있어
불교 세계화도 여기서 접근해야


국내 독자들에게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책이 있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다. 정신과 의사인 꾸뻬 씨가 세계를 여행하며 행복의 지혜를 발견해 내는 내용이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독자를 확보하며 2004년 국내에 첫 번역된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베스트셀러 부문 부동의 1위였던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제치고 올해 15주 이상 1위에 올랐으며 지금도 10위권 내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공 꾸뻬 씨가 사는 곳은 어느 곳보다 풍요로운 도시다. 그러나 행복해야 할 이곳에 성업 중인 곳은 정신과다. 많은 것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느낀다. 이런 사람들을 진찰하는 꾸뻬 씨 또한 행복하지 않다. 결국 그는 병원 문을 닫고 세계를 여행하며 행복의 요건들을 찾아 나선다.


꾸뻬 씨는 여행 과정에서 술집에서 일하는 중국 아가씨를 만나기도 하고, 거지가 넘쳐나는 나라에도 간다. 세상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에서도 행복의 조건을 꼼꼼히 메모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불행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길거리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으면서도 행복하게 웃는 이들도 있다. 꾸뻬 씨는 여행을 통해 23개의 행복의 요건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자신이 찾아낸 것들이 과연 행복으로 가는 길인지 중국의 노승에게 가르침을 구한다. 이에 대해 노승은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조언한다.


저자 프랑수아 를로르는 실제 프랑스 정신과 의사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그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행복의 요건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이것은 불교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중국의 노승을 통해 행복에 대한 명징한 지혜를 얻게 된다. 이 책의 인기는 서구에서 폭발적이었다. 서구인들의 삶은 불행하며 행복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선불교의 지혜를 빌려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서구가 동양, 그것도 선불교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 또한 자신이 노승을 닮아가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불교에 푹 빠져 있다. 기독교의 전통 위에 있는 프랑스의 지성인들이 스스로 불교의 문을 열고 들어와 행복에 대한 오래된 지혜를 찾아낸 것이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은 한국불교에 많은 깨우침을 주고 있다. 조계종은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한국불교의 팽창이나 세력 확산을 의미해선 안 된다. 한국불교 세계화는 1700여 년 간직한 지혜를 드러내 세상을 밝히겠다는 원력이어야 한다. 이고득락(離苦得樂)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간절한 자비심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김형규 부장

혜민, 법륜, 정목 스님 등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은 불교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을 통해 한국불교가 지니고 있는 오래된 보물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회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꾸뻬 씨가 중국에서 만난 그 노승 같은 지혜로운 스님들이 많았으면 한다. 

 

김형규 kimh@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