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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도량참법 김경숙 씨

기자명 법보신문

삶의 무게에 괴로움 겪다
참법 수행 실천하며 반성
도반들과 봉사모임 이끌며
인생의 행복 비로소 느껴


▲자비심·59
늘 맞는 일상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설레고 두근거린다. 부처님가르침에 귀의해 35년간 수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스승 희선 스님을 만나 자비도량참법기도를 5일간 하고, 회향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마음작용의 인과를 따라 지옥과 극락을 두루 살펴보면서 지난 시간들의 어리석음에 몇 번이나 울컥하며 사람으로 태어난 감사함에 눈시울이 젖었다. 잘못이 있으면 참회하고 뉘우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실제로 그 일을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웠다.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는 것은 곧 자기를 부정하고 죽이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우리는 자신의 잘못된 행위나 습관(까르마)이 일어날 때마다 마땅히 죽이고 또 죽여야만이 새롭게 태어나서 훨씬 자유로워진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본다.


누구에게나 살면서 크고 작은 역경이 많았겠지만 내 삶의 무게도 버겁고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를 견디게 해 준 것은 부처님이었다. 내가 불교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남편의 권유 때문이었다. 처음 결혼생활은 낯선 환경과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갈등으로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그 모습을 보기가 딱했던지 남편은 간곡히 불교를 권했다.


남편을 따라 금강경을 읽고 매일 절을 하며 하루하루 기도의 삶을 이어갔다. 나를 내려놓는 작업이었다. 하루하루 참회의 삶을 살다보면 어느 순간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고, 힘들 때마다 남편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다. 지금도 남편은 든든한 도반이자 수행의 선배로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이후 틈틈이 절에 나가 수행을 하면서 친해진 도반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고, 지난 2011년 각고의 노력 끝에 ‘미소원’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법당을 마련하고 수행과 봉사를 하게 됐다. 이런 생활을 통해 나는 불자로 거듭 태어나게 됐다. 미소원에서 생활하는 불자들은 낮에는 각자 일터에서 전념하고 저녁에 모여 법회를 열었다. 또 함께 기도하며 때론 봉사활동을 진행하면서 배움과 비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 도반들과의 동행은 잊고 있었던 삶의 참 행복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알게 해 준다.


세상에서 소외되고 어두운 곳을 살피고 참여하면서 실천하는 기도는 수행과 봉사, 보시가 함께 해야 진정한 회향으로 거듭난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자비심이란 조금도 계산된 마음이 아니라 있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수없이 되새겼다. 비록 작은 힘이나마 마음을 내어 같이하는 이 기도가 귀하고 소중하여 하루하루 행복지수가 높아짐에 감사한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너무나 다양한 행복을 구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괴로움도 많이 겪고 있다. 아는 것이 많아도 체험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안 되듯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밖을 내다보며 실천하는 불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늘 다짐한다.


인생의 가을로 접어드는 지금, 꽃보다 고운 단풍잎이 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발원하며 “스스로 다지는 맹세가 없으면 마부가 없는 말과 같아 갈 곳을 모른다. 소원을 가지고 행하면 반드시 목적을 이룬다”는 경전 구절을 되새기면서 하루 일과를 마친다.


“오늘도 행복했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두 손을 모으고 머리 숙여 합장하며 더욱 행복해질 내일을 기다린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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