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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광덕 스님 ‘불광’ 창간

기자명 법보신문

정법선양 운동으로 한국불교 지향점 제시

1974년 11월1일 발간
새로운 불교운동의 중심
결호 없이 40년간 발행
교계 대표 잡지로 도약

 

1974년 11월1일 불교잡지 ‘불광’이 창간됐다. ‘부처님의 반야지혜 광명으로 자신과 사회를 밝게 하는 공동체 구현’이라는 불광 운동을 이끌던 광덕 스님에 의해 발간된 ‘불광’은 창간과 동시에 불교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불광’의 창간은 기복불교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던 한국불교에 새로운 신행 문화를 선도했다.


‘불광’이 창간될 무렵인 1970년대 한국불교는 기복불교와 지식불교가 평행선처럼 괴리돼 있었다. 한쪽에서는 교리와 신앙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 복을 비는 풍토가 만연해 있었으며, 다른 한쪽에서는 불교를 단순히 철학으로 여기며 지적 유희에 안주하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 또 많은 출가수행자들이 경전이나 일반불서를 깨달음의 걸림돌로 간주하는 폐단도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일반인들은 불교를 기복신앙의 도구로 보고 불교수행은 현실사회를 떠나 산중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풍토가 팽배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불광’은 교학과 수행, 신앙의 고른 조화를 추구했다. 특히 ‘불광’은 순수불교와 정법선양을 중심에 두고 체계적인 교리이해와 수행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글들을 통해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 결과 ‘불광’은 대다수 잡지들이 채 1~2년을 넘기지 못해 폐간 수순을 밟는 것과 달리 창간 이후 40여 년간 단 한 차례의 결호도 없이 꾸준히 발간되면서 대중적 불교잡지로 발돋움했다. 1994년 ‘제3회 문공부 선정 우수 잡지’를 시작으로 2005년 ‘한국잡지협회 선정 우수 잡지’ 2008년 ‘우수전문잡지’ 2011년 ‘우수콘텐츠 잡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처럼 ‘불광’이 불교계 대표적 잡지로 안착한 배경에는 매호마다 새롭고 다양한 기획으로 독자들에게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불광’을 통해 새로운 불교운동을 펼치고자 했던 광덕 스님의 원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불광’의 역사는 평생 불교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발원했던 광덕 스님의 삶과 궤를 같이 한다. 1952년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1956년 서울 대각사에서 대각회를 창립하면서 본격적인 전법활동에 나섰다. 당시 30세에 불과한 나이였지만 스님은 젊은 불자들을 대상으로 ‘금강경’을 강의하며 불교사상 운동을 전개했다. 또 1963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가 창립하자 스님은 초대 지도법사를 맡아 인재양성에 매진했다.

 

특히 스님은 “인간은 빛이고 광명이며 즐거운 존재”라며 “그런 인간을 형성해 내기 위해서는 불교가 젊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학생 불자 양성에 적극 나섰다. 이후 스님은 조계종 중앙감찰위원을 비롯해 총무부장 등 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아 낙후된 종무행정을 쇄신하는데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스님은 “전법이 곧 구도”라며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모든 종무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곤 서울 종로 대각사 작은 골방에서 ‘불광’ 창간에 혼신을 쏟았다. 특히 스님은 ‘순수불교에 의거한 인간정신의 정립과 가치 구현’을 강령으로 제시하고 ‘불광’이 순수불교와 정법선양의 법등이 되고자 노력했다.


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 스님이 “‘불광’은 광덕 스님의 생명존엄사상을 담은 여래장이며 전법 보현행자의 육신사리”라고 평가했던 것처럼 ‘불광’의 글은 스님의 숨결이었다. ‘불광’ 초창기 자신이 집필한 원고가 80%에 이를 정도로 잡지에 대한 스님의 열정은 남달랐다.


스님은 ‘불광’을 통해 경전을 강설하고 불교와 사회담론을 이끌었으며 ‘금하’라는 필명으로 직접 동화를 쓰기도 하고 ‘찬불가’를 작곡해 ‘불광’에 게재했다. 또 수시로 불광논단과 좌담회를 마련해 종무행정과 포교, 교육, 불교문화 등 불교계가 당면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한쪽 폐를 잘라내고, 위장도 3분의 1밖에 없는 상태에서 스님이 원력으로 병고를 견뎌내며 일궈낸 문자의 탑이 ‘불광’이었던 것이다.


2014년 창간 40주년을 맞는 월간 ‘불광’. 지난 40년간 ‘불광’이 걸어온 그 길은 한국불교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위해 오로지 한 길을 걸어왔던 스님의 수행 역사이자 환희의 역사이기도 하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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