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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야 읽기는 부처님과 나누는 즉문즉설

  • 불서
  • 입력 2013.11.27 11:25
  • 댓글 0

‘붓다 한 말씀’ 저자 이미령 북 칼럼리스트

‘붓다 한 말씀’은 7년 읽기의 결산 
보통사람들 일상에서 관심 많은
사랑·돈·관계에 대한 말씀 담아


재가불자에 도움될 만한 주제 골라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가공했을 뿐
새로운 눈으로 불교 보는 계기되길

 

▲‘붓다 한 말씀’  / 이미령 지음 / 불광출판사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지금은 고인이 된 김재일 동산불교대학 이사장에게 ‘니까야 읽기’의 길라잡이가 돼 달라는 부탁을 받고는 앞뒤 가릴 것 없이 덜컥 “해보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 후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면 동산법당에서 니까야 읽기가 이어졌다. 무려 7년이 지났다.


불교계에서는 드물게 북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인 이미령 씨다. 처음 시작할 땐 7년이 그렇게 긴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은사이신 고익진 교수님께 아함의 교리를 배우고 그 후로 꾸준하게 한문본 아함경을 읽어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김재일 이사장님의 제안을 받았는데, 안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긴 세월을 기꺼이 저당 잡히기로 마음먹은 데는 원어로 치밀하게 공부한 많은 이들을 두고 자신을 불러준 고마움도 있었다. 하지만 긴 세월만큼이나 아쉬움도 적지 않게 쌓였다. 그중에서도 처음 70명 이상이던 니까야 읽기 모임 참가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씩 줄어 함께 회향하는 이가 10여명 남짓으로 줄어든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


그녀는 자신이 진행하는 모든 책읽기 모임에서 “지금 모인 이 자리에서 책을 읽자”는 주의다. 혼자서 읽고 함께 모여 토론하는 독서모임과는 형식이 달랐다. 그러다보니 낯선 니까야 읽기에서 그 벽을 넘지 못한 이들이 늘어났던 것이다. 그래서 조금씩 읽기에 간섭을 하면서 설명을 곁들였고, 그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이들 중 10여명이 끝까지 함께 읽기를 마쳤다. “그 방대한 분량을 읽어온 분들이 정말 대단한 것이지요. 그분들이 저를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산서 진행한 니까야 7년 결사 회향

 

그래서 부처님 말씀을 담은 경장인 ‘니까야 읽기’ 7년 회향을 함께한 이들, 그리고 니까야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무엇인가 선물을 안겨주고 싶었다. 초기경전에서 찾은 삶의 힌트라는 부제를 붙여 선보인 ‘붓다 한 말씀’이 태어나게 된 연유다.


“아마존은 아직도 그 속에 몇 종의 나무가 있는지 모르고, 풀 한 포기에서 어떤 약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합니다. 니까야가 그런 것 같습니다. 무궁무진해서 같이 읽은 분들에게 선물을 하나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마음만 있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다가 그분들이 일상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주제들을 고르고 그에 맞는 답을 주는 경전을 뽑아 한 권으로 엮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붓다 한 말씀’에는 사랑과 돈 이야기가 있고, 인간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부처님 말씀이 담겼다. 또 인류가 어떻게 시작됐으며, 부처님의 32상 80종호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을 뽑아냈다. 이는 곧 기존 번역자들이 완성해 놓은 것을 현대인들이 알기 쉽도록 풀어주는 첫 걸음을 뗀 것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사랑, 돈, 인간관계 등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 한 것들에 대한 부처님 말씀을 골라 뽑았으니, 부처님의 즉문즉설이 되는 셈이다.


“조금 욕심을 부려서 재가불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부처님 가르침을 새겨볼 만한 것들을 뽑아 가공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 작업이 전문가들에게 누를 끼칠 수도 있지만, 보통사람들이 니까야를 지금보다는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도 처음에는 에세이 형식으로 써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은 경전을 읽기 좋게 가공하고 현대인들에게 맞는 접점을 찾아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판단해서 대중이 궁금해 할만한 키워드를 꼽고, 여기에 대한 답변이 될 경전을 뽑아서 책에 담았습니다.”


그녀는 “니까야에 비하면 이 책은 보잘 것 없다”고 한껏 자세를 낮추면서도 이 책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니까야 속으로 들어가고 새로운 눈으로 불교를 봤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실제 이 책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불교를 보고, 부처님 말씀을 들을 수 있다. 특히 ‘부자가 되는 한 가지 원리’, ‘열심히 벌어서 아낌없이 써라’, ‘사랑은 하되 빠지지는 마라’, ‘최상의 벗은 아내이다’, ‘세상의 시작’, ‘인류 최초의 맛’, ‘남녀의 탄생’, ‘거짓말의 기원’ 등 이야기 하나하나에서 그동안 어디서도 제대로 듣고 보지 못했던 부처님의 돈과 사랑, 사람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새로운 읽기모임 2개…또 다시 시작

 

 

▲이미령 북 칼럼리스트가 7년동안 이어온 니까야 읽기를 회향하면서 현대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을 골라 ‘붓다 한 말씀’으로 펴냈다.

 

 

“‘세계의 기원에 대한 경’에서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설명하는데,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 ‘정말 불교에 그런 이야기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이 경전에서 보면 남녀는 하늘과 땅의 관계도 아니고, 갈빗대로 만든 것도 아니며 동시에 탄생해 굉장히 평등한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진리의 길을 걸어가는데 남녀 차별이 없다는 불교 정신을 읽을 수 있지요. 불교는 그렇게 멋진 종교입니다. 신앙심에 짓눌리지 말고, 마음공부에만 매몰되지도 말고 니까야를 읽으면서 불교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7년 동안 니까야 읽기 모임을 이끌어오고 그 결과물로 ‘붓다 한 말씀’을 펴낸 북 칼럼리스트 이미령. 그녀는 지금 그렇게 니까야에 푹 빠져 있다. 그리고 그 일을 또다시 이어가고 있다. 니까야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읽기 모임이 2개나 생겼고, 그 중 하나의 모임은 3년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BBS불교방송 IP TV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경전의 숲을 거닐다’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게 됐다. 이 역시 니까야 등 초기경전을 중심으로 한 방송이다.


“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에서 책 소개를 시작한지 9년여 세월과 법보신문에 연재했던 ‘여운 깊은 책 읽기’를 통해 책이 제 인생 깊숙이 들어오게 됐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녀는 책 읽는 데 인색한 불교계에서 독특한 이력을 그렇게 쌓아가고 있다. 오랜 세월 이끌고 있는 ‘붓다와 떠나는 책 여행’이라는 모임도 그 중 하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시나브로 니까야 읽기 운동의 선두주자로 각인된 북 칼럼리스트 이미령. 그녀가 사랑, 관계, 돈, 욕망에 대해 부처님이 했던 말씀을 니까야에서 뽑아내 엮은 ‘붓다 한 말씀’은 부처님 원음으로 알려졌음에도 낯설기만 했던 니까야에 한 걸음 다가서게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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