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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게송은 그대로가 한편의 선시”

  • 교계
  • 입력 2013.12.02 14:21
  • 수정 2013.12.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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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백련재단 강연서
“직관과 함축, 응집에 감동해”
300여명, 열반 20주기 추모

 

 

 

 

“한 번 산중에 들어올진대 / 삼천 번 허리 굽혀 / 땅에 늘어붙고 / 하늘을 뚫어 / 일만 번 허리 굽혀 / 십만 번 허리 굽혀 / 그대 생사 에이! 내치겠거든 / 어서 들어오너라.”

 

고은 시인이 성철 큰스님의 열반 20주기를 맞아 마련한 추모 강연회에서 올린 추모시 ‘성철 큰스님의 각령으로부터’의 일부다. 성철 큰스님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절절하게 낭독하는 고은 시인의 강연에 사부대중은 뜨거운 감사의 박수를 보내면서 큰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백련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은 11월27일 부산일보사 대강당에서 ‘성철 대종사 열반 20주기 추모-고은 시인 초청 강연회’<사진>를 열었다. 재단과 부산불교방송이 공동 주최하고 부산 고심정사가 주관한 초청 강연회는 백련문화재단이 지난 1년 동안 진행해 온 성철 큰스님의 열반 20주기 추모 행사 가운데 마지막 일정이다. 강연에는 사부대중 300여 명이 참석, 객석을 빼곡하게 채웠다. 고은 시인은 81세의 고령에도 연단에 서서 2시간가량 열정적인 강연을 펼쳤다. 직접 작성한 ‘추모시’를 낭송하며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을 회상한 그는 “선사들의 게송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압축해 놓은 글이다. 특히 성철 큰스님은 수많은 책을 탐독한 대강백이었지만 오히려 문자 지식의 알음알이를 벗어 던졌으며 그러한 선사의 삶 속에서 쓴 게송들은 한 결 같이 문자를 떠난 세계의 가치를 그대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는 동양 문학의 진수다. 직관과 함축, 응집이라는 시의 특징은 그대로 선적”이라면서 “이러한 시의 가치를 볼 때 성철 스님의 게송은 그대로 선시이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상통한다. 큰스님의 게송을 찾아서 한 권의 책을 내는 것도 의미 있는 불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련문화재단 원택 스님은 “큰스님의 열반 20주기를 추모하는 자리의 회향을 고은 시인을 모시는 법석으로 마련해 더욱 뜻 깊다”면서 “시인의 한 결 같은 작품 활동의 열정처럼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큰스님을 떠올리며 수행과 전법을 실천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은 시인은 1933년 8월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18세의 나이에 출가하여 수도생활을 할 당시에도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해 열정을 다했다. 그러던 중 1958년 ‘현대시’, ‘현대문학’ 등에 추천돼 문단활동을 시작했고 1960년 첫 시집 ‘피안감성’을 펴낸 이후 서사시 ‘백두산’을 비롯해 연작시편 ‘만인보’, ‘두 세기의 달빛’, ‘내 변방은 어디 갔나’ 등 시집과 산문집 150여 권을 출간하면서 지칠 줄 모르는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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