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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 불법선거, 박 대통령도 공범”

  • 교계
  • 입력 2013.11.28 12:48
  • 수정 2013.12.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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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승가회, 11월28일 시국선언 발표

스님들 1012명…민주주의 수호 염원

“국정원·군 선거개입은 헌정질서 파괴”

“이념갈등 조장해 정치난국 타개”규탄

“종북몰이 대신 진정한 참회 있어야”

 

 

▲ 실천불교전국승가회는 11월28일 서울 조계사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은 지난 대선에서의 불법선거운동 과정을 명확히 밝히고 국민들에게 참회하라”


국정원의 대선개입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종교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 스님들도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참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와 기독교목사들의 기자회견에 이어 불교계 스님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하면서 박근혜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상임대표 퇴휴 스님, 이하 실천승가회)는 11월28일 서울 조계사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조계사에는 시국선언에 동참한 조계종 스님 1012명을 대표해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법안, 평창 월정사 부주지 원행, 실천승가회 상임대표 퇴휴 스님 등 20명이 참석했다.

 

 

▲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불법선거를 덮으려는 시도에 국가권력이 개입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공범이나 마찬가지”라며 “법을 어기면 법으로 엄정히 수사해 그 결과를 만인에 공개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선언문 낭독에 앞서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불법선거를 덮으려는 시도에 국가권력이 개입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공범이나 마찬가지”라며 “엄정히 수사해 그 결과를 만인에 공개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천승가회 상임대표 퇴휴 스님도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바르게 보고 바르게 말하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월정사 부주지 원행 스님이 실천승가회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실천승가회는 “우리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모습을 착잡한 심정으로 목도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선거에서 국가 권력기관인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이 조직적으로 동원돼 민의를 왜곡하고 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정권이 개입하는 사태를 보며 민주주의 시계가 거꾸로 후퇴하는 극한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실천승가회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일체의 개입을 중단하라”며 “이후 수사결과가 국민들의 의혹을 충분하게 풀 수 없을 경우 특검을 즉각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국정원 대선개입의혹의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를 ‘종북’으로 몰아가는 현 정부의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천승가회는 “작금의 사태는 단순한 부정선거가 아닌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심각한 헌정질서 파괴”라고 규정하고 “현 정부는 자신들과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는 이들을 종북세력으로 낙인찍어 정국을 극단적인 이념투쟁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결과물인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 현 정부를 규탄했다. 실천승가회는 “4·19혁명과 6월 항쟁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확립했고 이제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를 적극 모색해야 할 시기임에도 국가권력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과거 개발독재 정권의 행태가 재현되고 있다”며 “국민대통합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매카시즘의 광풍이 다시금 재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수행자로서 무한한 책임감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이날 스님들은 악화된 남북관계, 피폐한 민생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악화된 남북관계, 피폐한 민생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실천승가회는 NLL 논쟁 등으로 증폭된 남북갈등과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개성공단 문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이산가족상봉 등에 대해 “국민들은 곤궁한 일상과 더불어 끝도 모를 안보 불안감에 사로잡혀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 정부는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킬 의지와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천승가회는 이어 “서민과 약자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약속했던 복지공약은 점차 후퇴하고 있으며 국익이라는 허울 아래 진행되는 폭압적인 송전탑 공사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밀양의 농심(農心)은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며 “양극화와 청년실업 해소를 염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바탕으로 정권을 잡은 박근혜 정부가 과연 민생을 챙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이념갈등을 조장해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행위를 중단하고 민생우선정책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대선공약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며 “더불어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완전 정상화를 통해 남북 공존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전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조계종 스님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교계가 세속의 정치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한 듯 실천승가회는 “수행자로서 제방 도량에서 정진해야 하는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이 땅의 민주주의가 오롯이 지켜지며 국민대통합을 통해 한국사회가 번영의 길로 나아가길 간절히 염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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