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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운사 능인선원장 지명 스님 입적

  • 교계
  • 입력 2013.12.05 13:15
  • 수정 2013.12.0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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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세수 93세·법납 80세로

다비·영결식, 8일 경내서 엄수

비구니 선지식…일생 참선정진

 

 

▲12월4일 입적한 용인 화운사 능인선원장 지명 스님.

 

 

용인 화운사 능인선원장 지명 스님이 12월4일 입적했다. 세수 93세 법납 80세.

 

지명 스님은 1932년 13세 되던 해 수덕사 금선대에서 만공 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받고 출가했다. 1942년 석우 스님으로부터 비구니계를 수지하고, 1945년 만공 스님의 열반 추도문을 직접 쓰기도 했다. 지난 2004년 입적한 숭산 스님과는 법담을 나누는 도반으로 오랜 세월을 같이 했다.

 

지명 스님은 일생을 참선정진한 비구니계 원로선지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님은 만공 스님이 설하신 ‘견성(見性)’을 이루겠다는 원을 세우고 출가했으나 선방에 방부를 들인 것은 출가 후 7년이 지나 수덕사 강원과정을 마친 후였다. 만공 스님이 사집을 마친 후에야 참선정진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잠시도 정진의 끈을 놓지 않았던 지명 스님에게 만공 스님은 “아난존자에게 가섭이 도각문전에 찰간착(倒却門前 刹竿着, 문 앞의 찰간을 넘어 뜨려라)하라 하니 아난이 대답을 못하고, 교족(翹足)공부 칠일칠야를 하여 활연대오하였는데, 너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지명 스님은 “꺾을 것이 없는데 무엇을 꺾으란 말입니까”라고 답했고, 만공 스님은 “더욱 열심히 정진하라”며 지명 스님을 격려했다. 이때가 선방에 방부를 들이고 정진한지 1년이 되었을 즈음이다.

 

이 일이 있은 지 얼마 후 만공 스님은 “성품이 공하니 경계가 고요하고 마음이 비추는 달빛은 시방세계를 비추더라”라는 게문과 ‘월조(月照)’라는 당호를 내려 지명 스님의 공부를 인가했다. 이때부터 지명 스님은 “흉중에 의정(疑情)이 가득해 일상생활에도 화두를 놓지 않고 정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1953년 첫 소임을 맡았다. 서산 개심사 주지로 황폐했던 사찰을 재정비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을 개심사를 복원하는데 진력했다. 그러던 1962년 어느 날 우암 차재윤 거사로부터 화운사 주지소임을 제의받았다. 불심이 두터웠던 우암 거사는 자신이 창건한 화운사 부지 가운데 일부를 조계종에 등록하고 나머지를 비구니 스님들이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재단법인 ‘능인학원’으로 만들었다. 화운사 비구니 강원이 문을 연 것도 이 무렵이다.

 

비구니 스님들의 공부를 위해 주지직을 수락한 지명 스님은 대강백 대은 스님을 모시고 학인들을 가르쳤다. 뿐만 아니라 농장과 과수원 농사로 화운사 강당과 요사, 대웅전, 선원을 비롯한 대작불사를 이뤄냈다. 1985년 강원을 닫고 1988년 선방을 열면서는 최근까지 수많은 제방 수좌들과 함께 정진했다.

 

출가 후 80여년간 오로지 참선수행에 매진해온 지명 스님은 “출가자의 본분은 오로지 정진해 부처님 법대로 사는 것”이라는 평소의 가르침을 남기고 2013년 12월4일 저녁 10시20분경 입적에 들었다.

 

한편 지명 스님의 영결식 및 다비식 12월8일 오전 11시 화운사에서 전국비구니회장으로 봉행된다. 031)335-2576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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