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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이 함께 떠나는 여행

기자명 법보신문

‘예수와 다윈의 동행’ / 신재식 지음 / 사이언스북스

▲‘예수와 다윈의 동행-그리스도교와 진화론의 공존을 모색한다; 종교와 과학이 어우러진 생각의 지도’

몇 해 전 다윈 탄생 200주년과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도 다양한 행사와 학술회의가 열렸다. 나도 ‘다윈이 불교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외국 글을 번역해서 소개하였지만, 불교학계에서는 다윈에 대하여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를 ‘우군(友軍)’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데 반하여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부정(否定)을 넘어 증오를 보이기까지 하였다.


바로 이 ‘증오’의 근원을 살펴보고 진화론, 나아가 자연과학과 기독교 사이에 조화의 길을 모색해보려는 것이 목사이며 신학자인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였으리라.


저자에 따르면 “교회에서 다윈과 진화는 ‘경기’를 일으키는 신앙의 장애물이고, 그래서 금기”였다. 실제 “다윈은 생전 성직자들로부터는 ‘영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심지어 ‘악마의 사도’라는 악평까지 들었다.”


그러나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것은 오해를 낳고, 오해는 불신을 낳는” 법이다. 극도로 증오하면서도 저자가 만난 기독교인 들 중에 진화론의 성전(聖典)인 “‘종의 기원’을 제대로 읽은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다윈과 진화론에 우호적인 불교인들도 다를 바 없다.) 저자가 깊이 들여다보니 진화론이 기독교인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 이유가 없는데, 그 이유는 “스스로 귀를 닫고 눈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진화론이 “오늘날 생명과 문화 이해에 핵심”이 되었다고 보는 저자는 “이들과 담을 쌓는 것은 세상과 담을 쌓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원숭이가 사람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기독교에서 다윈과 진화론을 비판·증오하는 가장 큰 이유인데, “실제로 다윈은 ‘종의 기원’ 어디에서도 원숭이가 인간으로 변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고,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는 암시조차 하지 않았는데도 “진화론을 체제전복을 기도하는 위험한 사상으로 매도”하였다.


하긴 “다윈 이후 자연 과학은 자연 신학의 잔재를 벗어버리게 되고” 그래서 “다윈의 진화론은 본질주의가 지배하던 서구 사상의 해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으니, ‘체제전복을 꾀하는 위험한 사상’이라는 비판도 근거가 없지는 않았으리라.


저자가 보기에 “종교와 과학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까닭은, 양쪽 모두 우주와 그 안에 있는 생명을 오직 한 차원에서만, 즉 자기 수준에서만 이해”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낯선 타자와의 만남, 이것에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것도 기독교계가 “먼저 과학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신학자 김윤성이 쓴 서평에서 한 구절을 옮겨 내 생각을 드러내본다.

 

▲이병두 종무관

“불교를 비롯한 다양한 종교의 신자들도 자기만족과 자폐에 눌러앉지 말고, 한 사람의 개신교 신학자가 펼쳐 보여주는 고민의 흔적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때로 이제껏 몰랐던 길로 이끌어주기도 하는 법이니까.” 


이병두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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