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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은 현실서 희망을 찾는 감동 스토리

  • 불서
  • 입력 2013.12.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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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기적’ / 캐릴 스턴 지음·정윤희 옮김 / 프런티어

▲‘제로의 기적’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러나 불행히도 파상풍에 감염되고 말았다. 집에서 출산할 때 손에 잡히는 대로 철제 조각이나 더러운 칼로 탯줄을 끊은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 시에라리온에서는 지금도 매년 14만 명의 신생아와 3만 명의 산모가 파상풍으로 사망하고 있다. 파상풍은 간단한 주사만 맞으면 예방할 수 있고 치료도 할 수 있는 병이다. 그래서 우리사회를 비롯해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의식주 문제가 당면 과제가 아닌 많은 나라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매일 1만9000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파상풍처럼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다.

 

한편에서 부를 축적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동안 5초에 한 명 꼴로 어린 생명이 그토록 허무하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유니세프는 그래서 살릴 수 있지만 기본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죽는 아이들의 숫자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제로의 힘을 믿어요’는 그 희망과 믿음의 메시지다. 이 책 ‘제로의 기적’은 지구촌 곳곳에서 어린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는 감동 스토리다. 유니세프 미국기금 회장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캐릴 스턴이 세계 곳곳의 구호 활동 현장에서 굶주림, 가난,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걸어온 7년간의 여정을 담았다.


“순전히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다가가 물었다. ‘첫 아이인가 보죠?’. 아이 엄마는 아주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는데, 처음에는 내가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건가 아니면 통역이 잘못된 건가 싶었다. ‘아이가 살아 있는 건 처음이에요.’ 그녀가 바로 로사였고, 그렇게 나의 배움은 시작되었다.”


“나는 병원 의료진에게 이 아이를 치료할 약이 언제쯤 도착하느냐고 물어보았다. ‘아, 저희로서는 치료약을 구할 도리가 없습니다.’ 간호사가 지극히 사무적인 말투로 대답했다. ‘전부 알아보신 건가요?’ ‘시에라리온에 있는 병원을 전부 뒤졌어요.’ 갑자기 사방이 꽉 막힌 방에 갇힌 기분이었다. ‘그러면 이 아이는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나요?’ ‘그건 누구도 모릅니다. 한 시간이 될 수도 있고, 그보다 이르거나 늦을 수도 있고요.’ 간호사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 자체가 특이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굶주림과 질병으로 매일 1만9000명의 아이들이 죽어간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생생한 이야기에서 내 삶을 돌아보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유니세프 미국기금 제공

 


책에는 이렇게 가족에게 닥친 시련을 멈출 방법도 없고 달리 도망칠 곳도 없는 상황에서 살아가는 엄마들의 이야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열 살 소년의 이야기, 내란과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해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는 놀라운 사람들의 가슴 시린 사연이 담긴 리얼 감동스토리다.


부처님께서는 ‘대장부론’에서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본체를 삼아 큰 보시를 행하여 중생의 괴로움을 멸하나니, 마치 몹시 더울 때에 큰비와 구름을 일으키는 것 같이 대비의 구름을 일으켜 보시의 우박을 뿌려 빈궁을 부수되 산의 돌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 빈궁한 이를 구제하려면 끝없이 구제하고 보시하여 빈궁한 자로 하여금 영원히 빈궁의 고통을 여의게 하나니 큰 보시의 비로써 일체 중생을 두루 이롭게 하면 중생의 빈궁은 영원히 머무를 곳이 없다”고 했다.


오늘날 우리 삶에 비춰 마치 먼 옛날이야기로만 들릴 법한 일들이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내 삶을 되짚어보고,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하는 책이다. 더불어 지옥 같은 현실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을 통해 세상사는 용기와 지혜도 얻을 수 있다. 1만3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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