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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직심시도량

불국토를 건설하고
보살행을 실천하는
바탕이 곧 곧은 마음

교단 청정할 때 가능

원문: 寶積아 當知하라 直心이 是菩薩淨土이니 菩薩이 成佛時에 不諂衆生이 來生其國한다.… 我問道場者는 何所是입니까 答曰하기를 直心이 是道場이니 無虛假故이기 때문이다.

번역: 보적이여, 마땅히 알아라. 곧은 마음이 보살의 청정한 국토이니 보살이 성불할 때에 아첨하지 않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태어난다.… 저(광엄동자)는 물었습니다. “도량이란 어디입니까?” 유마거사께서 대답하기를 “곧은 마음이 도량이니 헛되거나 거짓됨이 없기 때문이다” (유마경)

‘유마경’ 불국품과 보살품에 나오는 “곧은 마음이 보살의 청정한 정토이다”와 “곧은 마음이 도량이다”라는 내용이다. 곧은 마음은 유마거사가 생각하는 불국토를 건설하고 보살행을 실천하는데 바탕이 되는 마음이다.

‘유마경’은 ‘승만경’의 승만부인과 같이 재가자인 유마거사가 경전의 주인공이다. 유마거사는 ‘반야경’의 공사상을 체득하고 대승보살행을 실천하여, 세속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깨달음을 완성한 재가불자의 이상적 모델이다.

 

그는 더러운 연못 속에서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예쁜 꽃을 피는 연꽃처럼 세속에서 살면서도 오염되지 않는 청정한 대승보살의 삶을 사는 거사이다.

‘유마경’은 곧은 마음(직심)을 통해서 깨달음의 내용인 4성제·12연기·37조도품과 보살의 실천행인 6바라밀·4무량심·4섭법 등 모두를 망라하여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량이란 말은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장소인 부다가야 보리수 아래 보리도량을 뜻한다. 유마거사는 곧은 마음이 부처님의 도량이요 보살의 청정한 정토라고 설할 뿐만 아니라 깨달음을 얻은 지혜롭고 청정한 마음 그 자체이라고 한다.

정토에 태어나기 위해 수행하는데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마음(直心·深心·菩提心) 가운데 첫째가 곧은 마음인 직심이다. 깨달음의 마음인 보리심이 도량이라 했고, 그것을 실천하는 발행을 도량이라(發行是道場) 했다.

유마거사는 모든 번뇌가 도량이며, 중생이 도량이다고 했다. 중생의 번뇌가 보리도량이다. 번뇌를 떠나서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다. 병고(病苦)가 스승이라는 말도 있다. 병고 때문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불법에 대한 이해와 신행이 깊어지고 넓어진다. 인생은 시련도 역경도 필요하다. 정약용은 18년 강진 귀양살이 속에서 방대한 저서를 남겼고, 김정희도 제주도 귀양지에서 불후의 세한도를 그렸다. 번뇌가 깨달음이요 도량인 것이다.

보살의 청정한 정토를 건설하는 길은 거짓 없는 참된 마음인 직심으로 사는 것이다. 곧은 마음은 선비의 마음이다. 불의와 섞이지 않은 정직(正直)하고 의로운 마음이다. 진리는 참되고 진실한 원리요 법칙이기 때문에 삐뚤어진 마음으로 다가갈 수 없다. 오직 진리를 향한 참된 마음만으로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불법승 삼보인 진리를 깨달으신 부처님과 깨달음의 내용을 광명정대라고 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무리인 승가를 청정화합이라고 표현한다.

원효대사는 ‘범망경보살계본사기’에서 “뱀이 나아가는 성질에는 비록 굽게 되어 있지만, 만약 대나무 속으로 들어가면 스스로 바르고 곧게 된다. 중생도 이와 같아서 먼 옛적부터 삿된 뜻을 익혀 바르지 못한 성품을 이루었지만, 만약 삼취정계(三聚淨戒)의 관에 들어가면 스스로 정각을 이루게 된다” 하였다. 교법이 정대하고 교단이 청정하고 곧으면 불도를 따르는 불자가 저절로 바르게 살게 된다.

넬슨 만델라가 세상을 떠났다. 세상에서 가장 의롭고 참된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가 있어 우리는 행복했고 희망이 있었다.

 

▲김형중 법사
 

실천하는 지성, 행동하는 양심, 깨달음의 사회화가 직심이요 도량이다. 그의 장례식은 축제였다. 남아공 국민들은 춤을 추고, 오바마도 웃었다. 만델라는 죽었으나 죽지 않았다. 그는 죽어서 영원히 살아났다. 그의 마음은 조국 남아공을 향한 한 마음인 직심이었다.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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