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아설에 서양심리학 접목 심리치료

  • 수행
  • 입력 2013.12.16 17:21
  • 수정 2016.02.24 17:13
  • 댓글 0

심리치료분야 새 모델 ‘선치료’

 

▲최근 불교교류와 수행을 접목한 심리치료가 늘고 있다.  한국불교상담학회 제공

 

 

 중생이 안고 있는 고통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는 불교. 모든 고통은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됨을 바로보고 이를 제거함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불교는 최근 서양의 심리치료와 접목되면서 현대인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불교명상이 분노와 우울, 불안 등의 부정적 심리상태를 행복과 희망, 즐거움 등의 긍정적 심리상태로 변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불교교학과 수행을 심리치료에 활용하려는 다양한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월7일 한국불교상담학회(회장 백경임)는 최근 국내에 확산되고 있는 불교응용심리치료법인 ‘선치료(Zen Therapy)’에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향후 활용방안 등을 논의하는 ‘Zen Therapy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열어 관심을 끌었다.

브레이저 박사 처음 고안
초기·선불교 등 이론 토대
상담·내담자 동등한 관계
스스로 고통실재 발견유도

‘선치료’는 불교와 심리학을 40여 년 간 연구한 영국 데이빗 브레이저 박사가 다양한 불교전통을 현대인의 심리치료에 응용한 심리치료법이다. 영국 킬(Keele) 대학교에서 불교심리학 박사를 받은 브레이저 박사는 20대 초반 선불교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고 불교에 심취했다. 이후 그는 미얀마 나이 분남 스님으로부터 사마타 명상을 지도 받았으며 티베트 초감 트룽파 린포체로부터 티베트 금강승을, 일본 기쇼 사이코로부터 불교 상담을 배우는 등 오랜 기간 다양한 불교전통 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익혔다. 이를 통해 그는 1995년 전통 불교 수행법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심리치료에 활용한 저서를 발간하면서 ‘선치료’가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국내에서도 2010년 브레이저 박사가 방한한 이후 매년 한국불교심리치료학회와 한국불교상담학회가 워크숍과 집중수련 등을 개최하면서 ‘선치료’는 대중화되고 있다.

국내에 브레이저 박사의 ‘선치료’를 소개한 김재성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교수는 이날 “선치료는 아비담마불교와 선불교, 정토불교, 티베트 불교의 요소가 스며들어 있는 응용불교심리치료”라며 “다양한 불교전통을 현대인의 심리치료에 응용하면서 형성된 새로운 심리치료”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선치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아에 입각한 심리치료이다. 무아사상에 입각해 불성을 지닌 인간의 마음이 조건에 의해 오염되게 되었다고 보는데 이런 조건성을 이해하고 실재를 파악해 범부인 자신 속에서 자유를 찾고자 하는 것이 ‘선치료’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또 심리치료자에 해당하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것도 ‘선치료’의 특징이다. 즉 치료자는 하나의 거울에 비유돼 치료과정에서 상담자는 개인적 관심사를 떠나 오로지 내담자 스스로의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치료자는 심리치료 결과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내담자에게 완전히 몰입하고, 내담자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치료가 진행되면 내담자는 실재에 도달하게 돼 심리적 문제에서 자유롭게 된다는 것이 ‘선치료’가 일반 서양심리치료와 다른 점이다.

실제 이날 심리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홍정애 가족상담센터장은 “서양심리학에서 심리치료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내담자가 들고 오는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과 지혜, 경험 등을 필요로 한다”며 “반면 ‘선치료’의 심리치료사는 여여한 상태에서 자신과 자아, 조건화된 마음을 벗어난 자로서 자신과 내담자가 무아 상태에 머무르도록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선치료’에서의 상담치료사는 불교에서의 보살행으로 볼 수 있다고 홍 씨는 강조했다.

무상과 고, 무아라는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중생과 붓다는 둘이 아니라는 원리에 입각해 상담자와 내담자의 근본은 붓다임을 전제하면서 내담자 스스로 고통의 실재를 발견해 자유를 얻을 있도록 돕고 있는 선치료는 향후 불교심리치료 분야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를 전망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227호 / 2014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