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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 불교폄훼 작품 진상규명 요구 외면

  • 교계
  • 입력 2013.12.23 17:21
  • 수정 2013.12.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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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당사자, 직접 수상철회 의사 밝혀

합천군, “조사 결과 공개는 부적절”변명

문인들, “담합내용 반드시 공개해야”분노

합천군수, 해인사 주지에게 사과 뜻 밝혀

 

문학상 대상에 불교폄훼와 왜곡된 역사인식을 담은 작품을 선정해 파문을 빚은 합천군이 이번에는 당선자의 자진 수상철회를 이유로 진상규명을 외면해 이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황강, 다라니국의 발원’으로 합천군 주최 ‘제1회 다라국문학상’ 대상으로 선정된 표성흠씨는 12월23일 합천군 홈페이지에 ‘다라국문학상을 사양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하고 “독자가 없는 불모지에 작품을 줄 수 없다”면서 수상철회 의사를 밝혔다.


합천군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의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당선작가 스스로 문학상 당선 철회서를 제출했다”며 “각계의 관심과 걱정에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12월 중순부터 진행하고 있던 자체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합천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한 정황은 있지만 표절이 아닌 이상 구체적 증거를 밝혀내긴 힘들다”며 “당선자가 수상철회의사를 밝힌 이상 자체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황강 다라국의 발원’의 작가인 표성흠씨는 이 소설에서 “불교국가인 신라가 종교말살정책을 펼쳐 기독교 국가인 대가야와 다라국의 정신적 뿌리를 말살했다”는 등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승려란 결국 통치자의 명을 받드는 꼭두각시’, ‘너도 나도 중이 되려 한다. 나라에서 승복을 지어 입히고 절을 지어 거처를 마련해준다 하니…’ 등 불교를 폄하하는 내용이 상당부분 포함돼 문학계 및 불교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심사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대상 당선자인 표씨가 졸업한 서라벌예대 문예창작학과 출신이라는 점 등 선정과정의 의혹도 불거졌다.


‘황강, 다라니국의 발원’ 대상선정에 대한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합천군의 미온적 태도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문학상 대상선정에 문제를 제기했던 임종욱 박사는 “여전히 밝혀야 할 진실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며 “지울 수 없는 아픔을 남긴 사건에 대한 전말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임씨는 ‘다라국문학상 응모자 모임’을 결성했으며 “합천군의 대응이 수상작 철회에 그칠 경우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천군 홈페이지에서도 이 같은 미봉책을 규탄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라계영씨는 “한사람의 과욕과 그를 둘러싼 양식 없는 담합에 상처받고 분노한 사람이 많은데도 (표성흠씨는) 여전히 당당하기만 하다”며 “철회로 끝날 일이 아니고 모든 사실을 명확히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창환 합천군수는 12월21일 해인사 찾아 주지 선해 스님에게 사과의 뜻과 함께 당선작 취소와 출판된 작품의 전량 폐기를 약속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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