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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불교학계 어떤 일 있었나?

  • 교학
  • 입력 2013.12.24 14:41
  • 수정 2014.12.1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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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세미나 130여회 열려
불교 논문 700여편 추정
금강대·하버드대, 학술서 발간

대규모 국제학술대회 다수
새 불교박사 30여명 탄생
일본불교사 조명도 활발
사학자 김상현 교수 별세
 

 

▲올해에는 유독 고승을 조명하는 학술행사가 많았다. 사진은 대각회가 큰스님 문집 번역 사업 새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로 추진하고 있는 ‘백용성 대종사 총서’ 사업을 위한 워크숍 모습.

 

▲ 새로운 학설과 주장들=올해 세미나와 논문집을 통해 발표된 논문이 700여편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논문 하나하나에 학자들의 열정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학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논문들이 적지 않았다. 손성필 박사가 보조사상연구원 월례학술대회(3월16일)에서 발표한 “조선시대 승려, 천민 신분 아니었다”는 주장을 비롯해 “한국 회계기원은 사찰 보…현대 은행·보험과도 상통한다”(허흥식) “일본의 문자 사용은 백제가 불경을 전하면서 시작됐다”(김영태) “법흥왕이 친척들을 사찰노비로 삼은 것은 스리랑카와 중국의 사신(捨身) 관념의 영향이다”(이자랑) “한글 창제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유학자들이 ‘세종실록’ 정음 관련 기사를 쓰면서 고의적으로 오자와 괴상한 글자를 다수 포함시켜 세종을 비하하려 했다”(임홍빈) “단재 신채호의 무정부주의론은 유마경 사유에서 비롯됐다”(김용하) “삼론학 개론서인 ‘삼론현의’ 저자는 중국 길장 스님이 아니라 신라 스님이다”(최연식) “붓다는 이란인이며 고향도 룸비니가 아닌 간다라다”(크리스토퍼 벡위드) “철저한 언어적 성찰이 뒤따를 때 선불교가 산다”(박태원) “학계 편가르기·자료독점 폐해 심각하다”(흥선 스님) 등 주장들이 제기돼 크게 주목받았다.

▲이색 주제 국제학술대회 다수=올해 열린 불교 관련 학술세미나는 약 130여개로 추정되며, 학회나 연구소 등 주관단체들은 각각 다양한 주제로 불교학계를 풍성하게 했다. 이 가운데는 참신한 주제의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는 한국, 중국, 대만, 일본 학자들이 참여한 ‘종파불교 성립기의 중국의 불교사상’(7월24일), 도쿄대학 공동으로 연 ‘불교의 수용과 전개-불교와 타종교의 대화’(9월25~26), 동국대와 함께 마련한 ‘잊혀진 한국의 불교사상가’(11월29~30일) 등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잇따라 개최해 큰 관심을 모았다. 또 불광연구원이 ‘현대사회의 위기와 종교공동체의 역할’(10월19~20)도 현대사회가 직면한 위기상황에 대한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종교적 관점에서 모색해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의 ‘아시아의 불교문화유산, 그 불국토를 보존하다’(12월6일)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재조대장경과 동아시아의 대장경’(11월3일)도 눈길을 끌었다.

▲‘유가행자들의…’ 등 역작 다수=뜻 깊은 학술서적들이 올해도 많이 출간됐다. 이 중 가장 주목받은 책은 단연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가 하버드대학과 공동으로 펴낸 ‘유가행자들의 불교적 토대(The Foundation for Yoga Practitioners)’였다. 동양학 관련 서구 최고 권위의 학술총서인 하버드대학동양학총서 75권 째 출판물인 이 책은 120년 역사의 하버드대학동양학총서 시리즈 중 다른 대학과 첫 공동작업이라는 점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최병헌 서울대 명예교수를 주축으로 28명의 학자들이 참여해 집필한 ‘한국불교사 연구 입문 상·하’(지식산업사)도 한국불교사 내용을 주제별로 나눠 지금까지의 연구성과와 과제들을 점검하고 새로운 연구 방향을 모색한 논문 모음집 형태의 개설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경량부(經量部)라는 불교학파의 정체를 규명한 대작인 권오민 경상대 철학과 교수의 ‘상좌 슈리라타와 경량부’와 법성(法性)이라는 개념을 발굴하고 그것을 통해 동아시아불교사를 재해석한 신규탁 연세대 교수의 ‘규봉종밀과 법성교학’, 법상종 양대 학파의 시조로 숭상됐던 원측 스님의 대표적 저술을 교감하고 원문과 번역, 주석과 해제를 붙인 백진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의 ‘해심밀경소’ 등 많은 책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중 불교 배제=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를 받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 6월말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종교분야에 선정된 8종의 학술서 중 불교학술서는 단 1종도 없었다. 반면 기독교 관련 서적은 전체 절반이 넘는 5권이나 포함돼 있었다. 종교분야에서 불서를 완전히 배제했다는 것은 불교의 종교성 배제와 더불어 교계 출판사의 불교학술서 출판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로 지적됐다. 교계 언론과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이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았고, 결국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향후 불교학술서를 비롯한 불교교양도서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큰스님 조명 학술사업 잇따라=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큰스님을 조명하는 학술세미나와 논문들이 유독 많았다. ‘자운대율사 탄신 100주년 기념세미나’(4월12일) ‘탄허대종사의 인재양성과 교육이념의 시대정신’(4월26일) ‘보림사 창건한 구법승 원표 스님’(6월2일) ‘진감선사 혜소의 생애와 사상’(6월21일) ‘용성조사와 고암대종사의 생애와 전법’(8월18일) ‘운허 스님이 이해하고 해석한 경전의 세계’(10월12일) ‘보우 스님 순교 448주년 기념 세미나’(10월2일) ‘구산 스님의 생애와 한국선의 세계와’(10월4일) ‘원광법사와 화랑정신’(11월9일)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찬양 중심의 학술세미나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대각회가 올 2월부터 “큰스님 문집 번역 사업의 새 모델을 제시한다”는 방침으로 추진하고 있는 ‘백용성 대종사 총서’ 사업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불교 조명 활발=2000년 대 중반 이후 일본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도 일본불교와 관련된 학술활동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 ‘조선침략 참회기-일본 조동종은 조선에서 무엇을 했는가’를 펴낸 이치노헤 쇼코 스님이 불교평론 열린논단(4월25일)에 발제자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이태승 위덕대 교수의 ‘일본 근대불교계의 전쟁에 대한 인식 연구’(5월25일) 등 논문이 발표됐다. 또 일본불교사연구소도 9월28일 ‘군산의 근대문화유산, 그리고 일본불교’라는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의 ‘정조문과 일본 교토 고려미술관’(4월20일) 동악미술사학회의 ‘일본 속의 한국미술’(5월4일) 세미나도 있었다.

▲새 불교박사들 탄생=올해에도 20명이 넘는 불교학 박사들이 탄생했다. 상반기에는 박민경, 이수덕, 박규리, 장은화, 강형철, 손성필, 혜원 스님, 조성금, 진정환, 월도 스님, 고상현, 이화수(이상 동국대), 지해 스님, 김화미(이상 동방대학원대학), 원행 스님(한양대), 최용운(서강대)씨 등 16명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반기에는 여연 스님, 수경 스님, 이석환, 윤영호, 천정권(이상 동국대), 혜력 스님(중앙승가대), 김갑영(원광대), 남륜 스님(동방대학원대) 등 8명이 불교박사가 됐다.

이밖에 동국대가 중국 베이징대학, 일본 도쿄대학, 대만국립대학 등 동아시아 명문대학들과 함께 매년 불교를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는 4개 대학 불교학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착수한 점도 불교학계로서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불교사연구소의 ‘대한시대 불교학자’(6월8일)와 한국불교학회·일승보살회의 ‘병고 고익진의 학문세계’(12월6일) 등 근·현대 불교학자 조명도 관심을 모았다. 또 40여년을 한국불교사 연구에 매진해온 김상현 동국대 명예교수의 갑작스런 별세, 올초 동국대 불교학술원장이 인환 스님에서 현각 스님으로 바뀌면서 초래된 학술원 내부 갈등도 불교학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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