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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승, 어린이 포교 계기로 삼자

기자명 심산 스님
부처님오신날을 맞는 조계사의 색다른 풍경 중의 하나는 ‘동자승 30일간의 출가’에 동참한 동진 출가승들의 귀여운 모습이다. 어린 아이라는 특성이 그렇듯이 특별한 꾸밈이 없이도 예쁠 수밖에 없는데 거기다 삭발을 하고 법복을 입은 모습은 인물뿐 아니라 이미지 자체가 호감이 갈 수밖에 없는 ‘천진불 그 자체’인 것이다.

동자승 프로그램은 이미 동자승들이 광고에도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부처님오신날 행사의 일환으로 당연히 진행되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이제 그 관심을 보편화, 대중화시키는 노력과 그 의미를 보다 구체화시키는 시도가 필요하게 되었다.

여기서 몇 가지의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 보면 첫째, 종교적인 성숙된 이미지를 들 수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천진불이 출현해서 오탁악세의 청량제가 되는 것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타성과 탐욕에 물든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심성을 일깨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둘째, 동자승들에게는 영원히 기억될 좋은 추억거리이며 그것이 곧 진정한 포교라는 점이다. 인생에 있어 크게 각인 되는 종교 체험은 영원한 가치를 갖는다. 어떤 사람은 어릴 때 어머니 따라 절에 가서 자게 되었는데 새벽 도량석 소리가 어찌나 감동적이었던지 머리가 하얀 지금도 그 소리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그 동자승들은 평생 부처님 품을 잊을 수는 없을 거라고 본다.

셋째, 종단에서부터 가족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점이다. 취학 이전의 어린이를 매개로 모두 일심으로 수행과 포교를 생각하고 나아가 종교적인 신심을 더욱 고취시키는 기회가 된다. 가족들이 모여 이번 행사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눔으로서 가족애와 관심도가 더 생길 수 있다.

이처럼 단기 동진 출가 동자승들의 의미는 신선하다. 첫째 불교의 새로운 포교방법이라고 확신이 된 지금은 최소한 교구본사에서는 포교의 방편으로 시작해 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각 교구본사는 천진불 동자승들을 수용할 공간이 넉넉하고 환경 또한 충분하기 때문에 당장 내년부터라도 시작하기 위해서는 올해를 준비의 해로 삼았으면 좋겠다. 명산에 자리 잡은 사찰의 환경적인 장점은 우리의 가장 큰 힘이다.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포교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전국의 불자들이 서로 자식들을 단기간이라도 출가 시켜서 불국토의 초석이 되었으면 바람직하겠다. 둘째는 진정한 심성교육과정으로 인식 받을 필요가 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어린이를 수단이나 도구화하지 않고, 가장 합리적이며 객관적이며 열린 불교 아동교육의 과정으로 정착 시켜야 한다.

그래서 거기에는 예불을 비롯해서 울력, 발우 공양, 기도는 물론 사찰이 가진 최대의 장점인 자연학습까지 겸한다면 유아교육의 선두에 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 마치 여름 수련회가 이제는 보편화되어 누구나 한번쯤은 동참하고 싶어하듯이, 불교 유아교육의 새로운 모습으로서 이 시대와 호흡할 수 있고 운영을 확장해 갈 수 있다고 본다.

셋째는 우리나라도 태국처럼 불자라면 이런 과정을 자랑스럽게 거쳐가는 분위기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해서 확실히 부처님과 인연을 맺고 초등학교부터는 어린이법회를 나가고, 중 고등부를 거쳐 성인이 되면 단기 출가 수련회를 통해 자신을 관조하는 불자의 모습으로 발전한다면 얼마나 바람직하겠는가.

따라서 불국토의 초석이 될 어린 불자들이 단기 출가의 경험을 통해 불교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겠고, 실제 어린 불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정착되어 온 국토에 동자승의 열기가 확산되어가기를 기대해본다.



심산 스님/한나래문화재단 ssh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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