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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조계종개혁 ‘성공했다’ 31.5%…‘못했다’ 32.8%

  • 새해특집
  • 입력 2013.12.30 12:28
  • 수정 2014.01.07 00:16
  • 댓글 1

[조계종 개혁 20주년 설문] 본지·불교미래사회硏 조사…3원 도입·3권 분립은 긍정

1994년 종단개혁 성공 여부
스님과 재가불자 등이 종단의 낡은 행정제도와 비민주적 종단 운영, 정권에 예속되는 구태를 혁신하고자 했던 1994년 조계종 종단개혁. 그로부터 20년 지난 오늘날 종단개혁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보신문이 2014년 종단개혁 20주년을 맞아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퇴휴 스님)와 함께 전국 조계종 스님(비구·비구니·사미·사미니) 24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스님들의 32.8%가 “종단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개혁”이라고 답했다. 또 “성공한 개혁”이라는 답변도 31.5%가 나와 1994년 종단개혁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이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보적인 입장도 35.7%에 달해 조계종 스님들은 종단개혁의 성공여부에 대해 뚜렷한 평가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1994년 종단개혁은 근현대 한국불교사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총무원장에 집중되던 종단 내 권력을 입법과 행정, 사법으로 분리했을 뿐 아니라 종도들의 대의를 반영하기 위한 선거제도 도입과 종무행정을 쇄신하는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종단개혁 이후 도입된 선거제도로 승단 내 위계질서가 흔들리게 됐고, 지나치게 세속의 법체계를 차용한 종헌종법으로 승단의 세속화를 부추겼을 뿐 아니라 승단 내 비구·비구니 차별과 출·재가의 차별을 고착화시키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종단개혁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개혁세력의 권력집단 회귀
문중중심 이기주의는 비판
우선 해결과제는 청정회복

이번 설문에서 종단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35%가 ‘3원 체제 도입에 따른 종무행정의 체계화’를 꼽았다. 또 응답자의 22.1%가 입법과 행정, 사법으로 나눈 ‘3권 분립 확립’(22.1%)을 이유로 들어 종단개혁으로 종단의 외형적 운영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변화시킨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뒤를 이어 ‘종단의 근대화, 민주화를 통한 사회적 신뢰도 증가’(15.6%), ‘종단 안정으로 인한 수행풍토 조성’(14.3%), ‘총무원장 선거제도 도입 등 직접 민주주의 확대’(13.0%) 순으로 집계됐다.

종단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가운데 비구(41.4%) 스님의 비율이 비구니(18%) 스님에 비해 높았으며 법랍별로는 종단개혁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법랍 21~30년 스님의 비율이 42.5%로 가장 많았다. 또 소임별로는 중앙종무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스님(88.9%)들이 말사 주지(30.8%), 일반 사찰 소임자(28.1%), 선원수좌(33.3%)에 비해 종단개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불교 해결 과제
이에 반해  ‘종단개혁을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응답자의 46.3%는 실패한 이유에 대해 ‘개혁주도층의 종권 세력으로의 회귀’라고 답했다. 이는 종단개혁 이후 개혁을 이끈 스님들이 종단 집행부와 중앙종회 등 주요 권력기관에 진출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응답자의 32.5%가 ‘문중 중심의 이해관계 형성 반복’을 들어 종단개혁이 고착화된 문중 중심의 문화에 막혀 제대로 그 뜻을 실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종단제도개혁이라는 성과에 안주해 의식개혁 등이 미비했다’는 지적이 11.2%를 차지했으며 ‘재가자의 종단참여를 제한했다’는 답변도 10%에 달해 종단개혁이 오히려 출가자 중심의 폐쇄적인 종단운영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적 견해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또 ‘한국불교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응답자의 40.6%가 ‘승가청정성 회복’을 들었다. 이는 최근 일부 스님들의 잇따른 승풍실추 사건으로 종단의 위상이 크게 추락한 것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뒤를 이어 ‘승려노후 복지제도 완비’(25.4%), ‘신도관리 및 포교프로그램 마련’(9.0%), ‘승가교육체계 확립’(8.6%), ‘전통사찰보존법 등 불교규제법령 개정’(4.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은 불교미래사회연구소가 2013년 8월1일~11월30일 전국의 조계종 사찰 및 유관기관에 2000여부의 설문지를 우편으로 발송, 종단 소속 비구, 비구니, 사미, 사미니 스님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가운데 총 244건(비구 133, 비구니 100, 사미 6, 사미니 5)의 설문을 회수,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분석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6.27%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227호 / 2014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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