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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수행 김봉경 씨

기자명 법보신문

지난 60년을 무엇하며 살았나. 되돌아본다. 늘 쓸데없는 망상과 생각 속에 사로잡혔다. 언제나 욕망, 증오 등 부정적인 행동으로 스스로가 고통 받았다. 좀더 정확하게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했다.

또 주위 인연에 집착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화냈다. 자만심과 열등감을 오가며 몸과 마음을 괴롭히고 살았다. 항상 내면에서 불 같이 일어나는 것들과 싸웠다. 아니다. 싸우지 않고 불과 같이 일어나는 마음들에 편승해왔다.

쓸데없는 망상 사로잡혀
욕망·증오로 고통받아
부정적 생각 알아차리며
내려놓기 반복하자 행복

밖으로 보이는 모습과 내면은 달랐다. 외면으로는 사회생활도, 가정생활도 원만히 잘했다. 하지만 내부의 적, 번뇌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긴장했다. 늘 괴로움과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필요 없는 일까지 찾아 그것에만 집중하면서 번뇌를 피해 다녔다. 이 수행을 만나기 전까지 내 모습은 그래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한 채 번뇌에 끄달려 지낼 것만 같았다.

위빠사나를 만났다. 내면의 방황은 끊임없이 평화를 갈구 하고 있었나보다. 10년 전 위빠사나라는 생소한 책을 읽었다. 그 동안 공부했던 불교와는 다른 내용으로 충격을 받았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감동이었다. 수행처를 찾아다녔다. 집중수행을 하는 천안 호두마을을 해마다 찾아가 수행에 임했다. 그러나 공부의 진척이 없었다. 뭐가 잘못된 건지 잘 알 수 없었다. 정신적 사치라고나 할까.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상좌불교 한국명상원을 만났다. 허나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 세월을 흘려보냈다. 그러다 3년 전부터 한국명상원에서 수행을 시작했다.

이종숙 선생님께서 월요일과 수요일 1주일에 두번 지도를 해 주셨다. 늘 친절하시고 한결같은 가르침에 마음은 점차 편안해졌다. 마음속에 똬리 틀고 앉았던 불안감과 괴로움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불안감과 괴로움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행복하다는 느낌이 채워지고 있었다.

잘하라는 압박감도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일어나는 내 망상과 생각을 지켜보고 알아차리는 것뿐이다. 좌선 내내 앉아 졸다 깨어나도 마음이 가볍고 편안함을 느꼈다. 이 명상의 이로움은 경험해 보지 않고는 모르는 세계이다. 수행이 몸에 자연스럽게 익으면 수행하지 않을 수 없다.

수행은 번뇌와 집착, 욕망,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출구이다. 내가 무슨 생각에 사로잡혀 있나,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올바른지 잘 모르고 살다가 마치 영화 속 인물을 보듯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과 힘이 생긴다.

내가 내 꼴을 볼 수 있다면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그 순간 멈춰진다. 늘 그렇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이익인가. 알아차림.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나의 성냄, 탐욕, 고통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주위를 살피는 힘도 커진다. 나 아닌 상대방도 나와 같은 고통이 있구나 하며 이해하는 힘이 생긴다. 이렇게 수행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이 기대했던 것 이상 크다. 이것은 부처님이 중생에게 주신 큰 선물이다.

▲ 심지행·59
위빠사나를 만나 수행하면서 번뇌가 줄어들고 괴로움으로부터 조금씩 해방되었고 일상에서 행복감도 느낀다. 부처님 가르침을 받아 늘 지니리라. 죽음의 순간에도 알아차림을 놓치지 않기를 염원한다.
 

 

 

 
 

[1230호 / 2014년 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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