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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미달 승가대학, 대학원으로 전환 활로 모색

  • 교계
  • 입력 2014.02.07 16:35
  • 수정 2014.02.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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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대 오른 승가대학] 1. 승가대학 현황과 재편

수술대 오른 승가대학
1. 승가대학 현황과 재편
2. 승가대학원 전환 사례

조계종 ‘승가대학 운영기준에 관한 령’이 오는 3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그에 따라 정원 등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찰 승가대학들의 승가대학원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

‘승가대학 운영기준에 관한 령’에 따르면 승가대학은 학년당 10명씩, 최소 40명의 학인을 유지해야 한다. 본지가 최근 입수한 전국 14개 사찰 승가대학 현황에 따르면 해인사와 통도사, 운문사 승가대학을 제외하고 상당수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까닭에 3월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각 승가대학들은 아이패드를 제공하고 장학금과 승려복지지원금 지급을 약속하는 등 각종 특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출가자가 급감해 승가대학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실제 2000년 조계종으로 출가한 행자수는 550여명이 넘었지만 2013년에는 236명으로 반토막 났다. 이 가운데 연도에 따라 많게는 100여명 정도가 동국대 서울·경주캠퍼스와 중앙승가대, 기본선원으로 빠지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운영 중인 사찰 승가대학 14곳은 평균 10명의 학인을 모집하기도 어려운 셈이다.

더구나 삼보사찰을 중심으로 입학생이 몰리는 양극화는 사찰 승가대학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해인사와 통도사, 운문사 승가대학 등은 매년 20~30명의 학인이 입학하고 있지만 나머지 승가대학은 채 5명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수덕사와 범어사, 불국사, 쌍계사, 화엄사, 동화사, 법주사, 봉녕사, 동학사, 청암사 승가대학이 입학생 10명을 채우지 못했다.

‘승가대학 운영기준에 관한 령’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제정됐다. 그동안 승가대학의 입학정원 부족 현상이 교육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승가대학의 경우 정원부족과 함께 교구본사 차원의 예산마저 지원되지 않아 체계적인 교육과정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수업시간조차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까닭에 교육원은 예비스님들의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정원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미치지 못할 경우 승가대학원으로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미 유마사와 선운사 승가대학은 2012년에, 백양사 승가대학은 2013년에, 삼선승가대학과 직지사 승가대학은 올해 각각 승가대학원으로 전환됐다.

승가대학 운영기준 관한 령 시행
출가자 급감으로 대학운영 한계
교육원, 정원미달시 지원금 중단
엄격관리 통해 대학원 전환 유도
“기준 과해” 일부사찰 반발 난제 

2012년 초기불교 승가대학원으로 전환한 선운사 승가대학원 학감 성륜 스님은 “승가대학을 운영할 당시보다 많은 스님들이 선운사의 초기불교 불학승가대학원에 입학하고 있다”며 “‘초기불교’라는 전문분야를 선택하고 교육역량을 집중해 시대가 요구하는 선지식을 배출한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승가대학의 반발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입학원서접수가 마무리되는 3월 말경에는 승가대학원으로 전환돼야 할 승가대학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지만 수덕사, 쌍계사, 화엄사, 동화사, 법주사 승가대학 등은 최근 몇 년간 입학생 수를 고려하면 총원 40명을 채우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원은 기준에 미달한 승가대학에 대해 각종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하는 등의 정책으로 승가대학원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일부 사찰 승가대학은 “기준이 과하다”며 승가대학원 전환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원 교육국장 가섭 스님은 “지난해 각 사찰 승가대학 실사 결과 교육기자재 미비는 물론 표준교과과정을 채택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며 “교육에 대한 관심부족은 자연스럽게 교육환경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학인스님이 ‘절집살림’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찰운영적 측면이 아니라 자질향상과 건전한 수행자상 정립을 위한 교육적 측면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학인스님들이 온전히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각 사찰에서 과감히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당부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232호 / 2014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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