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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명상과 심리학에서 얻은 고통 치유법

  • 불서
  • 입력 2014.02.11 18:08
  • 수정 2014.02.1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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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깨어나기’ / 타라 브랙 지음·윤서인 옮김 / 불광출판사

▲ '삶에서 깨어나기'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어려운 일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에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일을 도모함에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사람을 사귐에 있어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덕을 베풀되 대가를 바라지 말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해명하려고 하지 말라.’

불자가 아니라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이 말들은 중국 명나라 때 묘협 스님이 불자들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할지 일러주기 위해 쓴 것으로 알려진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이다. 이 열 가지 금언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데 그러한 일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그러한 현실에 전전긍긍하지 말고 마음을 달리 쓰라는 충고에 다름 아니다.

부처님 역시 인간의 삶에서 느껴지는 불안과 고립감, 그리고 결여감 등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수시로 자신의 마음을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몰아넣고 두려움, 분노, 수치심, 슬픔, 질투 등의 파괴적인 감정과 충동적인 대응행동을 일으키고 있다. 결과적으로 스스로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저명한 위빠사나 명상가이자 임상심리학자 타라 브랙도 그랬다. 원인조차 알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은 지 20년이 지난 후에야 치유 불가능한 유전질환임을 알게 됐고, 1차적 치료법이 진통제뿐이라는 사실에 절망했다. 즐겁게 웃는 사람들을 보면서 슬픔과 외로움으로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졌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속에서 갖게 된 염원은 단 하나였다. “제발, 내가 평화로워지기를. 어떤 삶이든 그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기를.”

한국불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그녀는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찾아 나섰다. 인생에서 가장 큰 곤경에 직면해서도 평화와 사랑과 자유의 공간을 찾으려 노력했고, 지금 그 공간을 ‘참된 귀의처’라 부르고 있다. 그 ‘참된 귀의처’를 찾는 동안 불교명상수행과 영적 가르침을 더 깊이 파고들었다. 임상심리학자로 30년 이상 명상을 가르치고, 통찰명상회를 설립해 지도하고 있는 그녀가 자기탐구 작업과 수많은 상담 경험을 모아 쓴 ‘받아들임’은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며 곤경에 처한 스스로의 삶을 바꾸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런 그녀가 전작에 이은 ‘삶에서 깨어나기’를 통해 또다시 세상 사람들의 마음 치유에 나섰다. 자신의 실존적 고뇌와 20여 년 동안 싸워온 불치병, 지인들이 겪은 삶의 역경 속에서 탄생한 책이다. 책은 심리적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누구나 겪게 되는 생활 속 괴로움의 정체를 근원적으로 파헤치며 그 괴로움 너머 깨어있는 마음이 주는 평화와 자유에 도달하는 길을 안내한다.

▲ 타라 브랙은 워싱턴 D.C에 통찰명상회를 설립해 매주 수요일 명상지도를 하고 있다. 그녀의 강연 동영상은 매월 150개 나라에서 20만 회 이상 다운로드 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불교명상과 서양 심리학을 융합한 마음 치유 안내임에도 책 속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임종을 눈앞에 둔 남편을 간병하는 아내, 갈등하는 부부, 육아로 지친 엄마, 암 투병의 외로움과 고통, 사랑받지 못한 어린 시절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사람들, 알코올 중독, 성적 무능에 대한 공포,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 서로 불평하고 비난하는 가족, 끊임없는 자기혐오, 통제되지 않고 폭발하는 분노,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소통하지 못하는 수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직업과 외모로 인한 차별과 열등감 등 우리 주변의 누구나 겪는 고난과 역경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15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 장의 말미에 다양한 명상법과 성찰법을 소개해 실제 생활에서 활용하도록 돕고 있다. 길들여진 삶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깨어나는 길을 제시한 책에서 스스로를 치유하는 법까지 배울 수 있다. 2만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232호 / 2014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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