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렇게 단순한 진리를 알면서도 보통 사람들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나와 생각이 같지 않은 사람을 만날 때, 혹은 일이 잘 풀려나가지 않을 때마다 순간순간 ‘욱’하는 마음과 ‘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그 화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더 큰 재앙을 부르기도 한다. 매일같이 신문 지면에 오르내리는 폭력, 방화, 살인 등 강력 사건들 역시 이 화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를 내지 않을 수는 없을까? 또 일어난 화를 바로 알아차리고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본 조동종의 선승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마스노 슌묘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에 분노와 욕심, 그리고 망설임을 다스리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해 세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저자는 먼저 “마음의 색안경을 벗는다. 손 안에 보물이 있음을 깨닫는다. 흐름에 몸을 맡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그냥 내버려 둔다. 자신이 전부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화가 치밀면 심호흡을 한번 한다.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버린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 등 열여섯 가지의 ‘화내지 않기 위한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특히 불가항력적인 일에 놓였을 때는 그냥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애써 발버둥 치면 더 큰 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어 저자는 아홉 가지의 ‘화내지 않기 위한 몸가짐’을 일러준다. “배로 천천히 호흡하기. 일상의 행동을 아름답게 하기. 단 10분이라도 걷는 시간을 만들기.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기. 있는 힘껏 고함을 지르기. 자연 속에 몸을 두기. 채소 중심의 전통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기. 느긋하게 욕탕에 몸을 담그기. 잠들기 30분 전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 보내기” 등이다. 여기에는 번다한 상황 속으로 스스로를 끌고 들어가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그리고 화를 내지 않기 위해 고쳐야 할, 혹은 몸과 마음으로 익혀야 할 열여덟 가지 생활습관을 제시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난다. 아침에 텔레비전을 켜지 않는다. 그날의 일정을 결정한다. 청소를 한다. 정말 필요한 물건만 산다. 몸단장을 충실히 한다. 차의 맛을 음미하며 마신다. 바람의 상쾌함을 느낀다. 마음을 담아 요리한다. 타인의 장점을 찾아낸다. 무엇인가 한 가지를 그만둬 본다. 한 가지 일을 끝낸 다음에 다음으로 넘어간다. 바쁘다, 피곤해라고 말하지 않는다. 역의 개찰구를 나왔으면 생각하기를 멈춘다.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다. 달을 올려다본다. 손을 모아 감사하라” 등이다. 저자는 여기서 집착을 내려놓고 하루하루를 만족하며 살고 또 불필요한 것을 덜어 내고 심플하게 산다면 화를 내지 않는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책은 자신에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혹은 직장에서 화가 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 눈높이에 맞춰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분노, 욕심, 그리고 망설임을 다스리는 효과적인 방법에서 보다 따뜻하고 행복한 나날을 만들어갈 비법을 익힐 수 있다. 1만3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233호 / 2014년 2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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